현대자동차는 오는 24일 잠실종합운동장 특설행사장에서 3세대 i30를 알리기 위해 고객들을 초청하는 '핫 해치 페스티벌(Hot Hatch Festival)'을 개최한다. 사진=신형 i30 TV광고 화면 캡처.
현대자동차는 오는 24일 잠실종합운동장 특설행사장에서 3세대 i30를 알리기 위해 고객들을 초청하는 '핫 해치 페스티벌(Hot Hatch Festival)'을 개최한다. 사진=신형 i30 TV광고 화면 캡처.
[ 김정훈 기자 ] 현대자동차는 이달 들어 일부 직원들에게 '핫 해치 i30(아이써티)' 음악이 설정된 휴대전화 컬러링을 한 달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 7일 출시한 신형 i30 홍보 차원에서다. 현대차가 신차 컬러링을 기획한 것은 최근 내수 시장에서의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올해 남은 4분기를 앞두고 국내 완성차 업계에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이번 주 추석 연휴가 끝나면 각 업체별로 노조 문제를 비롯한 하반기 침체에 빠진 내수 극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대·기아차와 르노삼성차 노사는 아직 마무리를 짓지 못한 올해 임단협 교섭을 추석 이후 재개한다. 이달 안에 조속히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노조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GM과 쌍용차는 임단협은 끝냈지만 어려운 영업환경을 이겨내고 집안 살림을 챙겨야 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5사는 오는 28일부터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이 시행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4분기 영업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 르노삼성 등 3사는 임단협 타결을 보지 못해 9월 안에 마무리 짓는 게 급선무다. 현대차와 르노삼성은 노사 간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가 조합원들의 찬반투표에서 안건이 부결됐다. 이에 따라 노조 측이 납득할 만한 추가 제시안을 주지 않으면 협상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현대차는 이달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어트벤티지 프로그램'에 남은 4분기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구매 차량이 사고가 나면 1년내 다른 신차로 교환해주는 등 파격적인 판촉을 꺼내든 것은 현대차가 내수 시장을 바라보는 위기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반기 정부가 마련한 노후 경유차 세제지원 시행이 늦어지면서 자구책에 나선 셈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당장은 신차 i30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하고 어드벤티지 프로그램을 널리 알리는 게 우선"이라며 "제네시스(고급차)와 아이오닉(친환경차)을 스타필드 하남과 연계시켜 고객 접점을 늘리는 성과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파업 영향권에 있는 기아차 역시 부담이 크긴 마찬가지. 지난 7월부터 부분 파업 여파로 9000여대의 생산 손실을 안고 있다. 파업이 길어지면 K7, 쏘렌토, 카니발 등 고객이 많이 찾는 인기 차종의 생산차질이 불가피하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추석 이후 본격 출고를 시작하는 QM6. (사진=르노삼성 홈페이지 화면 캡처)
르노삼성자동차가 추석 이후 본격 출고를 시작하는 QM6. (사진=르노삼성 홈페이지 화면 캡처)
한국GM은 국내 영업력을 인정받던 제임스 김 사장의 경영 성과가 지난달 노조 파업에 삐걱댔다. 8월까지 누적 내수는 11만4000여대. 남은 4개월간 19만1000대 판매 및 점유율 10% 목표를 위해 부지런히 판매고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스파크와 함께 쉐보레 주력 차량인 말리부의 출고적체를 해소하고 올 가을 신형 트랙스 출시 등으로 소귀의 성과를 거둬야 한다.

한국GM 관계자는 "8월에 공장 가동률이 떨어져 판매량이 급감한 것을 만회하기 위한 강력한 판촉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완성차 4위 싸움을 하고 있는 르노삼성과 쌍용차도 내수 확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티볼리 브랜드가 시장에 자리매김한 쌍용차보단 추석 이후 노조와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는 르노삼성 측이 다급해졌다.

르노삼성은 상반기 인기몰이를 한 SM6와 함께 하반기는 QM6에 전사적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사측은 부산공장 가동률을 더 끌어올리자고 노조에 제안한 반면 노조 측은 복지 증진,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노조 측의 잠정합의안 부결은 임금 불만족 조건은 아니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