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수 애플라인드 대표가 기능성 스포츠의류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김윤수 애플라인드 대표가 기능성 스포츠의류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기보배(양궁), 모태범(빙상), 윤진희(역도) 등 주요 국가대표 운동선수들은 유니폼 안에 땀을 흡수하는 기능성 이너웨어를 받쳐 입는다. 국내 중소기업 애플라인드의 제품이다. 이 회사는 가볍고 편안하게 몸을 감싸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게 해주는 스포츠의류를 개발했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신생 업체여서 김윤수 대표는 태릉선수촌 등을 방문해 선수들을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제품을 입어본 선수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이젠 많은 종목의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착용한다. 김 대표는 “자체 기술로 만든 차별화된 기능성 의류가 선수들에게 먼저 인정받으면서 인지도를 높였다”면서 “이제 우리 옷을 아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독특한 기능성 스포츠의류

양궁 기보배·빙상 모태범도 입는다…국가대표 받쳐주는 애플라인드의 '비상'
애플라인드 옷엔 스포츠과학이 숨어 있다. 최근 비거리를 평균 10야드 늘려주는 효과가 있는 골프웨어 ‘플러스텐’을 출시했다. 복원력이 뛰어난 소재와 테이핑 기법을 적용해 스윙할 때 움직이는 광배근(등에서 팔로 이어지는 근육)을 잡아준다. 김 대표는 “1년간 골퍼 50명에게 실험하고 기능성을 입증해 특허를 땄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내놓은 ‘모스가드’ 속옷엔 식물에서 추출한 방충 성분을 액화 고열 처리해 모기를 쫓는 기능을 넣었다. 알로에 성분을 함유한 수억개의 작은 캡슐을 섬유에 가공해 피부에 촉촉함을 주는 내의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애플라인드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기능성 스포츠 의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2013년 국내 최초로 섬유 코팅기술 ‘드라이큐브’를 개발해 업계의 화제를 모았다. 김 대표는 “전 제품의 90%를 드라이큐브 기술로 만든다”며 “가볍고 땀이 나도 옷이 엉겨붙지 않아 쾌적하다”고 설명했다.

◆기술력·자체 브랜드로 승부

애플라인드의 전신은 섬유무역회사에 다니던 김 대표가 1991년 설립한 미전교역이다. 기능성 스포츠 원단과 의류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해외 브랜드 20곳에 공급했다. 김 대표는 부가가치를 높이려면 자체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OEM을 그만두고 2007년 애플라인드를 선보였다.

그는 “애플라인드는 ‘사과 껍질’이라는 뜻으로 우리 제품은 사과 껍질처럼 몸에 착 붙는다”고 말했다. 애플라인드는 해외 브랜드보다 오히려 가격이 더 비싸다. 품질에 대한 소문이 나면서 해외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 생산을 고집해 해외시장에서도 입지가 탄탄해지고 있다”면서 “올해 매출이 25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섬유산업 인재 육성”

애플라인드는 최근 강원 원주 기업도시에 복합센터를 완공했다. 연구개발실과 디자인실, 생산공장, 물류센터 등을 통합해 신사옥을 지었다. 전국에 산재한 영세한 봉제공장들을 네트워크로 묶고 이들을 활용해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섬유 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폴리텍대학과 교육과정을 개설해 봉제 재봉 재단 등 섬유 기술을 가르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주=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