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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해야 할 업무 모르는 서울시

입력 2016-09-12 17:48:14 | 수정 2016-09-13 03:56:12 | 지면정보 2016-09-13 A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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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민 지식사회부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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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궁 복원사업이요? 그런 계획이 있었나요?”(서울시 관계자)

기자는 얼마 전 경희궁 복원사업 추진 현황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시 담당부서 공무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문화재청과 서울시, 종로구는 경희궁의 옛 전각과 함께 돈의문(서대문), 한양도성 성곽을 복원하는 내용의 ‘경희궁지 종합정비계획사업’을 2013년 발표했다.

▶본지 9월12일자 A27면 참조

경희궁 복원작업은 대부분 서울시 몫이다. 하지만 문화재 담당부서인 서울시 역사문화재과 관계자들은 이 사업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성곽 복원업무를 맡고 있는 한양도성도감과 직원은 “그런 사업이 있었냐”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관련 부서인 도시공간개선단, 도시재생본부, 도시교통본부 등도 “모른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관할 구청인 종로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10명이 넘는 공무원들에게 전화를 돌린 뒤에야 가까스로 “현재로선 추진 계획이 없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조선시대 5대 궁궐 가운데 유일하게 복원되지 않은 경희궁의 제 모습을 찾게 하는 정비계획은 국비를 포함해 13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대규모 사업이다. 교통문제 등 사업 추진 과정에서 따져봐야 할 문제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도 서울시 공무원들이 한결같이 “모른다”고 얘기한 이유는 뭘까.

서울시가 2013년 이 계획을 발표할 당시 주무부서는 역사문화재과였다. 이후 조직개편 등을 거치면서 역사문화재과의 업무가 한양도성도감과, 도시공간개선단, 도시재생본부 등으로 나눠졌다. 업무가 쪼개지고 관련 인력이 흩어지면서 어느 부서에서도 경희궁 복원사업을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 복원 계획을 총괄하던 간부들도 순환보직 제도에 따라 자리를 잇달아 옮기면서 ‘잊혀진 사업’이 됐다.

경희궁과 돈의문, 한양도성 성곽 복원사업은 대규모 예산이 소요되는 데다 공사기간 중 교통 대책 수립 문제 등으로 사전에 검토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 사업 추진 여부를 떠나 이런 사업이 있었는지조차 모른다는 게 이해하기 힘들었다. 1000만명의 시민에게 행정 서비스를 하는 서울시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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