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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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주식시장은 명절 특수를 계기로 상승세를 탈 만한 업종과 종목을 물색하는 분위기다. 올해는 추석 이후 ‘김영란법(부정청탁과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시장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추가됐다. 내수 소비 침체도 이어지는 판국인지라 그동안 명절 수혜주로 꼽혀온 내수 소비주가 모두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힘 잃은 내수주, 주목할 종목은

고가 선물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예상 탓에 대표적인 추석 수혜주인 유통주에 대한 기대는 가라앉았다. 대신 중저가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음식료주가 부각되고 있다. 가공식품을 만드는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오뚜기, 사조오양 등이 대표적이다.

추석연휴 어떤 종목 사놓고 고향 갈까…'중저가 선물' 음식료주 부각…항공·여행 등 놀자주도 수혜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이들이 매년 설과 추석 연휴에 판매하는 선물세트 규모는 약 1조원이다. 닭고기가 한우의 대체재로 부각될 것이란 예상 속에 육가공회사 하림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인 박춘현 파트너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관련 종목은 추석 이후 어느 정도 조정을 받겠지만 중저가 선물을 취급하는 종목들은 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완구업체인 손오공도 어린이 선물용으로 특수를 누릴 가능성이 있다. 꾸준히 실적이 개선되는 가운데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실속형 신제품도 내놓았다. CJ대한통운과 (주)한진 등 택배회사도 강세 기회를 잡을 업종으로 꼽힌다. 선물 가격에 상관없이 명절 택배 수요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정대균 파트너는 “선물 배달 급증이 예상되기에 단기적으로라도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주는 벌써부터 연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최장 9일까지 즐길 수 있는 연휴에 여객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단거리 노선은 대부분 예약이 찼고 장거리 노선도 예약률이 80%에 육박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명절 특수 이후에도 항공주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저유가와 원화 강세가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수요까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에 엔화 약세로 아시아 여객 수요가 일본으로 갔지만 올해는 다시 국내 입국자 수가 늘면서 수요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놀거리·중국 테마주도 관심

같은 이유로 여행, 레저, 호텔 관련 종목도 수혜를 볼 전망이다. 최승욱 파트너는 “황금연휴에 해외로 나가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모두투어를 비롯한 여행 관련 종목을 수혜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극장가도 추석 연휴를 한 주 앞두고 기대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7일 ‘고산자, 대동여지도’ ‘밀정’ ‘거울나라의 앨리스’가 동시에 개봉했다.

증권업계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CJ CGV가 하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부터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터널’ 등이 연이어 흥행한 데다 연말까지도 흥행 기대작이 많아 3분기와 4분기 모두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주춤했던 화장품, 면세 등 중국 테마주도 추석 연휴를 계기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추석이 중국의 중추절(15~17일) 및 국경절(10월1~7일)과 겹쳐 있어 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으로 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화장품주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에도 꾸준히 수출을 늘리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8월 화장품 수출 규모는 3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9.9% 늘었다. 중국으로의 수출액도 7300만달러로 46.9% 증가했다. 이번 연휴를 계기로 다시 투자심리를 끌어올릴지 관심을 받고 있다. 허문욱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사드로 인해 주가가 크게 떨어진 만큼 여기서 더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며 “추석 이후 어느 정도는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