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이 대기 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 때문에 전 세계 경제가 한 해 5조1000억달러(약 5600조원)에 이르는 손실을 보고 있다는 ‘대기 오염의 비용’ 보고서를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세계은행과 건강측정평가연구소(IHME)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2013년 대기오염으로 인해 폐암, 뇌졸중, 심장마비, 기관지염 등 관련 질환을 겪고 조기 사망한 이들의 수는 550만명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90% 이상은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했다. 보고서는 저소득 국가의 5세 이하 아동이 나쁜 공기 때문에 사망할 확률은 고소득 국가의 60배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대기오염에 따른 세계 경제의 손실 규모는 1990년 2조6000억달러에서 2013년엔 두 배로 증가했다. 중국의 산업화로 동아시아 지역의 대기 오염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2013년 동아시아 지역의 대기 오염으로 인한 손실액은 23년 전과 비교해 5배 이상(2조3000억달러)으로 뛰었다.

보고서는 중국 등 동아시아와 인도 등 남아시아의 대기 오염으로 인한 조기 사망이 미친 영향이 해당 지역 국내총생산(GDP)의 7.5%(2013년 기준)에 이른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한 해 GDP의 9.9%가, 스리랑카와 인도에서는 각각 7.7%가 대기오염 때문에 사라졌다고 보고서는 추정했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한국의 사망자 수는 2만370명이었으며 이로 인해 GDP의 4.3%가 감소했다고 계산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인의 사망을 초래하는 위험 요인을 분석해 봤을 때 신진대사 요인(29%), 영양학적 요인(21%), 흡연(11%)에 이어 대기오염(10%)이 네 번째로 높은 위험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