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시장을 둘러싼 은행 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새로운 자산관리 플랫폼을 내놓기로 한 가운데 다른 은행들은 기존 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노후 준비를 위해 효율적인 자산관리에 관심을 갖는 금융소비자가 늘어난 데다 이자이익이 갈수록 줄면서 은행도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야 할 필요성이 커져서다.
은행권, 이번엔 '자산관리 플랫폼' 경쟁
국민은행은 오는 29일 KB자산관리 플랫폼을 내놓기로 했다. 이를 통해 고객 재무상태와 자산관리 목적에 따라 펀드, 신탁, 정기 예·적금 등 가장 적합한 금융상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방침이다. 금융거래 실적이 있는 국민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일선 영업점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영업점 직원은 이 플랫폼을 통해 설정해 놓은 목표에 따라 고객 자산관리가 이뤄지고 있는지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 또 글로벌 시장과 투자상품별 시장 전망을 바탕으로 수시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할 수 있다.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과 증권회사들은 단순한 상품 및 서비스 출시를 넘어 플랫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자산관리 플랫폼을 활용하면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통해 1 대 1로 제공해온 서비스를 시스템화해 대중적으로 보급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도 온라인·모바일 등에 흩어져 있는 기능을 합쳐 자산관리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3월 출시해 자산관리 상담에 활용하고 있는 사이버 PB시스템을 고객이 직접 인터넷·모바일뱅킹 등으로 접속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은 연내 출시를 목표로 기존 온라인 자산관리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결혼, 교육, 주택 마련, 은퇴 등 고객 수요에 따라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만기 도래한 정기 예·적금이나 펀드 리밸런싱(자산 재조정)도 가능하다.

농협은행은 인터넷뱅킹 기반의 스마트 자산관리 시스템을 은퇴 설계를 포함한 종합 자산관리 시스템으로 확대 개편해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독자적인 자산관리 플랫폼인 에스솔루션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투자 성향과 목표 자산 배분 등에 따라 맞춤형 제안을 제공한다.

시중은행 부행장은 “은행들이 써니뱅크(신한은행), 리브(국민은행), 원큐뱅크(KEB하나은행), 위비뱅크(우리은행), 올원뱅크(농협은행) 등 모바일 플랫폼을 경쟁적으로 내놓은 이유는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서 새로운 고객 확보와 충성도 높은 고객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산관리 시장이 급격하게 커져 당장은 시장 선점이라는 목표가 우선이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은행의 수수료 이익에도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