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울 청량리동 홍릉 인근에 한국형 바이오·의료 클러스터(집적단지)를 조성한다. 대학과 병원이 보유한 원천기술을 제약회사에 이전하는 것을 지원해 국산 신약 개발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8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8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보건산업 종합 발전 전략’을 확정했다.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이번 전략은 2020년까지의 보건산업 종합 계획을 담았다.
서울 홍릉에 바이오·의료 클러스터…2020년까지 글로벌 신약 17개로
정부는 2018년까지 홍릉 인근에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병원과 기업 연구소가 협력해 연구개발(R&D) 시너지를 내도록 하기 위해서다. 미국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를 본떠 바이오 의료 창업 선도기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산·학·연 연구를 지원해 2020년까지 17개 글로벌 신약을 개발한다. 국산 백신 개발을 위해 올해 95억원인 관련 예산을 내년 116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신약 생산을 위한 시설투자 세액공제도 확대할 방침이다. 의료 노하우 등을 축적한 병원을 중심으로 산·학·연 협력을 통해 신약 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연구중심병원의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연구 성과를 사업화하는 병원 및 연구소의 전담조직을 2020년까지 53개에서 100개로 늘린다. 아이디어부터 마케팅까지 바이오·의료 창업을 지원하는 ‘바이오헬스 비즈니스 코어센터’도 내년에 문을 연다. 이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글로벌 신약을 현재 3개에서 2020년까지 17개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의료기기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영상진단기기 등 10대 분야 우수 기업을 선정해 임상시험부터 수출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의료로봇 등 첨단 융복합 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정부 발주 연구과제는 지난해 6개였으나 내년엔 10개로 늘린다.

정밀의료와 재생의료,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의료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제도를 마련한다. 10만명의 유전체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첨단 재생 치료제가 병원에서 신속하게 환자에게 쓰일 수 있도록 첨단재생의료법도 제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화장품산업 고도화와 기술력 향상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신설할 계획이다. 화장품 원료 전문 우수기업도 지정해 지원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내 화장품 생산액이 지난해 11조원에서 2020년 23조원으로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의료의 수출 확대를 위해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진출 전략을 마련한다. 미용·성형 부가가치세 환급을 연장하는 등 외국인 환자 유치 방안을 내놨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보건산업 수출이 지난해 9조원에서 2020년 20조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자리는 같은 기간 76만명에서 94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보건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전략을 마련한 것”이라며 “유망 제품 개발 지원,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조미현/김주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