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텔링] "결혼은? 출산은?" 추석 잔소리 방어책
[편집자 주] 안녕하세요 뉴스래빗입니다.

추석 연휴 무탈하게 잘 보내고 계신지요. 분명 모두에게 즐겁고 따뜻한 추석은 아닐 겁니다. '올해 추석이 기다려지는가'라는 지난해 9월 설문조사(잡코리아)를 보면 추석이 반갑고 기다려진다는 응답은 12.9%에 불과했습니다. 도리어 '부담되고 스트레스 받는다'는 답이 36.3%로 3배가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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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4명은 다가오는 추석이 썩 내키지 않는다는 뜻이죠. 게다가 이 4명 중 3명(73.4%)는 이 추석 스트레스 이유가 '친지의 안부나 잔소리'라고 못박았습니다. 기타 스트레스 요인인 추석 경비 부담(36.9%), 명절 음식 준비(28.3%), 장거리 운전(13.7%) 등 익히 알려진 '명절 대표 스트레스'를 압도할만큼 파괴적이죠.

"결혼해라", "취직해라", "공부해라" 등등 명절 때마다 쏟아지는 잔소리, 지혜롭게 답할 방법은 없을까요? 통계청이 지난 7일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뉴스래빗이 그 '묘수'를 전해드립니다.

▼ 우선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핵심 기사 4개 보시죠 !.!
#1. 4가구 중 1가구 '나홀로 산다'
#2. [2015 인구주택총조사] 독거노인·만혼·비혼 늘어
#3. [2015 인구주택총조사] 확 늙어버린 대한민국'
#4. [2015 인구주택총조사] 국민 절반이 김·이·박·최씨

#1. "결혼은 안하냐?" …시대가 어느 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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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고향을 찾는 남녀 청춘들이 가장 많이 듣는 잔소리는 바로 '결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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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릴 땐 네 나이였으면 벌써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을텐데~"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죠. 하지만 걱정마세요. 이젠 '1인 가구', 싱글라이프 천국이 바로 대한민국이니까요.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5년 25~39세 1인 가구 수는 147만3193가구입니다. 전체 가구 1911만1030가구 중 8%, 1인 가구 520만3440가구 중엔 28%에 이릅니다. 열 집 중 세 집은 1인 가구죠. 그 3 집 중 1 집엔 청년이 혼자 살고 있는 셈입니다.

그 중 1인 가구 수가 가장 가파르게 증가한 연령대는 30대 후반입니다. 35~39세 1인 가구 수는 2005년 26만5793가구에서 2015년 42만129가구로 10년 새 2배 뛰었죠.

세대주가 35~39세 사이인 전체 180만 4414가구 중에선 23%가 1인 가구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05년 전체 1인 가구 중 13%에 불과했던 35~39세 비중이 2010년 19%, 2015년 23%대로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명절마다 '결혼을 이미 했어야 하는 나이'로 걱정을 한 몸에 받는 30대 후반의 '싱글 라이프'가 이제 네 명 중 한 명의 일일 만큼 일반적인 행태가 된 셈입니다.

#2. "요새 젊은 사람들은 애를 안 낳아" … 아니거든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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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다음 잔소리, 바로 출산 입니다. 결혼한다고 끝이 아니죠. 결혼 잔소리에서 벗어나기가 무섭게 "아이는 언제 가지냐"는 잔소리가 쏟아집니다. "요즘 젊은 친구들 아이를 안 낳아서 큰 일이야"라는 잔소리가 세트 메뉴마냥 엮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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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출산 잔소리,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로 막을 수 있습니다. 2011년 인구주택총조사부터 지난해까지 5년 간 태어난 0~4세 인구는 총 223만5397명입니다. 그 이전 2006~2010년까지 5년 간 태어난 0~4세 인구 221만9084명에 비해 1만6313명 늘었습니다. 5년 래 출산은 증가 추세라는 것이죠.

이는 출산율에 그대로 나타납니다. 2015년 출산율은 1.24명으로 2014년에 비해 2.9%(0.3명) 증가했습니다. 10년 전인 2005년 1.076명에 불과했던 출산율은 꾸준히 증가해 2010~2012년 3년 간은 1.2명대를 기록했죠. 2013년 큰 폭 하락했지만 이후 2년 간 빠르게 회복해 점차 10년 중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답니다.

#3. "무조건 아들 낳아야지"…성비도 모르시면서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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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우리네 '남아 선호 사상'. 그 부작용은 지금의 20~30대에게 역풍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15년 전인 2000년 0~4세 신생아 성비는 110.21이었습니다. 5년 간 태어난 여자 아이 수를 100명이라고 했을 때 남자 아이 수가 무려 10.21명 이상 많았던 거죠. 모두 결혼한다고 치면 남자 10명은 어쩔 수 없이 독신 신세였습니다.

1981년까지만 해도 107.2였던 0~4세 신생아 성비가 110을 넘어서게 된 건, 초음파로 아이의 성별을 확인한 후 인공 임신 중절을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죠. 이 시기 태어난 신생아들이 20~30대가 된 현재 남녀 성비 불균형이 심해져 남자는 결혼 상대 찾기가 더 어려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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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을 할 수 있는 가임 여성 수는 그만큼 줄어들어 출산율은 덩달아 낮아졌죠. "아들 하나는 낳아야지"라는 해묵은 남아 선호 사상이, 지금 청년들이 명절마다 받는 스트레스의 근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다행히 최근 신생아 성비 불균형은 다소 해소 중입니다. 2000년 110.21이었던 0~4세 남녀 성비가 2005년 108.1, 2010년 106.1, 2015년엔 105.4까지 낮아졌죠. 하지만 여전히 남자가 5.4명 더 많습니다.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되는 20~30년 뒤 또 5.4명은 독신 신세가 될 겁니다.

#4. 독거 노인 증가…"할머니, 자주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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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사실은 이제 '추석 잔소리' 주요 유발자인 장년층에게도 시련이 닥치기 시작했다는 데 있습니다. 노년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거든요.

1인 가구 증가세는 25~39세 뿐 아니라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도 두드러집니다. 이번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읍·면·동, 즉 도시와 시골을 가리지 않고 65세 이상이 세대주인 10 가구 중 3~4 집은 1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홀로 사는, 독거 노인이 많다는 거죠.

다른 연령대에 비하면 적지만 65세 이상이 세대주인 1인 가구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지난 2005년 78만2708가구에서 2010년 106만6365가구, 이번 2015년엔 122만3169가구로 매년 30만여 가구씩 증가하고 있죠. 10년 새 156% 수준으로 뛰어오른 겁니다.

65세 이상 노인이 세대주인 전체 가구 수가 10년 간 150% 증가한 것보다 더 가파릅니다. '실버 세대'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65세 이상 1인 가구 증가 폭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합니다. 특히 특별한 직업 없이 몸이 불편하거나, 돌봐줄 자식 친척이 없는 독거 노인의 삶은 그 어떤 세대보다 외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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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자신도 홀로 살아가는 추세인 우리 부모 세대가 자식의 결혼과 손주를 바라는 잔소리를 쏟아내는 이유 역시 '외로움'이 아닐까요. 올 추석엔 "결혼 안 하냐", "아이는 언제 낳냐"고 묻는 어른들께 "자주 찾아뵐게요" 한 마디 건네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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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김민성, 연구= 강종구 한경닷컴 기자 jongg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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