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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은 유통대전] 시장 선도하는 유통 리더들…누가 '게임 체인저' 되나

입력 2016-09-07 19:57:10 | 수정 2016-09-08 02:02:28 | 지면정보 2016-09-08 A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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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끝 - 그들의 전략은
아마존은 미국에서 월마트의 아성을 무너뜨리며 또 다른 ‘유통 제국’을 건설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세븐일레븐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중국의 유통기업 하면 알리바바가 떠오른다. 영국에는 테스코가 있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유통기업들이다. 하지만 한국에는 절대강자가 없다. 롯데도 신세계도, 때로는 현대백화점그룹도 강자로 불린다. 그래도 해외 유통업체들은 한국 시장을 쉽게 넘보지 못한다. 월마트와 까르푸가 철수했고, 맥도날드도 1등을 못 하는 나라다. 확실한 1인자는 없지만 강자들이 무한 경쟁을 통해 힘을 키워가는 게 한국 시장이다.

유통기업들이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은 다르다. 국내 유통업계 리더들과 그들이 갖고 있는 전략을 살펴보는 것으로 유통대전 시리즈를 마감한다.

신동빈 롯데 회장
백화점·마트·온라인 연결 '롯데 옴니채널'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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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요즘 경영진에 “결별하라”고 주문한다. 과거 롯데의 사업 스타일, 기업문화, 나아가 생각하는 방식까지 바꾸라는 요구다. 이를 상징하는 숫자가 있다. ‘70’이다. 현재 전체 소매판매의 15% 정도인 온라인 거래 비중이 10년 안에 7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신 회장은 “아마존 때문에 전 세계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위협받는 건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때만 되면 강조한다.

신 회장은 이때를 대비해 “옴니채널을 구축하자”는 방향을 제시했다. ‘소비자가 롯데의 다양한 유통채널을 하나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옴니채널의 개념이다. 소비자가 롯데백화점이나 롯데마트 어디를 가든, 매장에서 구매하든 모바일을 통해 상품을 사든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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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은 이 방향에 맞춰 온라인 경쟁력 강화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백화점과 면세점, 호텔, 편의점 등 다양한 오프라인 채널에선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지만 온라인 시장의 영향력은 아직 미흡하다고 판단해서다. 롯데닷컴과 온라인 롯데백화점, 롯데마트몰 등으로 나뉘어 있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합하는 작업을 현안으로 꼽고 있다.

신 회장은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몰 같은 복합쇼핑몰 건설도 옴니채널 구축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세상에 없는 것 내놓겠다…'쇼핑 테마파크' 시대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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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스타필드하남, 위드미, 노브랜드.’

신세계그룹 브랜드지만 신세계가 붙어 있지 않다. 롯데와는 확연히 다르다. 여기에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전략이 담겨 있다. 그는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새로운 것을 하려면 신세계, 이마트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 부회장의 전략에 담긴 코드는 ‘신세계와 이마트로부터의 탈출’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페이스북에 정 부회장은 “유통업은 얼마나 더 새롭고 흥미로워질 수 있을까?”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 담긴 정 부회장의 생각은 유통의 변화다. 가격으로 경쟁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그 이상의 가치가 있어야 변화하는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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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필요한 것을 사기 위해 집 밖을 나서는 시대는 지났다. 쇼핑은 새로운 것을 눈과 입과 귀로 즐기고 가족·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활동”이라고 했다. 유통이라는 업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 셈이다.

9일 문을 여는 스타필드하남에는 이런 철학이 반영됐다. 스타필드하남은 쇼핑과 레저, 놀이시설을 결합한 ‘쇼핑 테마파크’다. 경쟁자도 야구장과 에버랜드 등이다. 정 부회장이 목표로 하는 것은 매출이 아니다. 소비자들의 ‘시간, 경험, 기억’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그는 생각한다. 매출은 그 결과라고 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철다리도 두드리고 건너야…내실 경영, 영업이익률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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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신중함이다. 신사업을 위해 계열사를 과감하게 설립하지 않는다. 이미 안정적 궤도에 올라서 있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한다. 한섬과 리바트가 그렇다. 아울렛 사업에도 경쟁사보다 늦게 뛰어들었다. 그래도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돌다리가 아니라 철로 된 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올해 초에도 그는 “변화보다는 안정적으로 내실을 갖추는 쪽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다른 회사들이 신사업, 온라인을 외치지만 그는 동요하지 않는다. 현대백화점의 내실 경영은 높은 이익률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9.8%를 기록했다. 19개 유통 관련 기업 중 가장 높았다. 현대홈쇼핑도 이익률 13.7%로 경쟁사인 GS홈쇼핑과 CJ오쇼핑을 약 3%포인트 차로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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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의 이런 스타일은 현대가(家) 특유의 가풍과 관련이 있다는 게 유통업계의 해석이다. 정 회장은 할아버지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와 아버지인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겸손’과 ‘성실’을 배웠다. 현대백화점은 기존 유통업의 틀 안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출점해 1년 만에 7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체험형 백화점 판교점도 다른 업태로 부르기보다는 백화점의 진화된 형태라고 설명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호텔만으론 부족" 유통 키워 글로벌 면세점 기업 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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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는 국내 대표적인 특급호텔이다. 고급 호텔(신라호텔)과 비즈니스호텔(신라스테이)에 이어 전통 한옥호텔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구조를 보면 유통업체에 더 가깝다. 면세점 사업이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해서다.

호텔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통으로 확대한 일등공신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다. 이 사장은 2010년 호텔신라 사장으로 취임해 면세점 사업을 강화하며 호텔 사업 의존도를 줄였다. 2010년 2000억원대이던 면세점 매출을 5년 만에 2조9000억원으로 13배 이상 늘렸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면세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14%에서 90%로 6배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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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가 면세점 사업을 강화할 때 반대도 적지 않았다. 경쟁사처럼 백화점 없이 면세점만으론 성공할 수 없다는 의견이 팽배했다. 하지만 이 사장은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관광과 유통이 결합하면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인 관광객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사장의 집념과 열정 덕에 호텔신라가 세계 6위 면세점업체로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사장은 경쟁사에 비해 부족한 유통 기반을 보완하기 위해 다른 업체와 적극적인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 백화점과 쇼핑몰 사업을 하는 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시내면세점 사업에 뛰어든 게 대표적인 예다.

김범석 쿠팡 대표
'한국판 아마존' 되겠다…로켓배송 올라탄 혁신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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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대표는 “우리 회사는 소셜커머스 업체가 아니다”고 강조한다. 쿠팡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동구매하는 원조 소셜커머스 모델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e비즈니스 회사’라는 게 김 대표의 답이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모든 사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 대표의 이런 비전에 코웃음 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실적이었다. 쿠팡은 2013년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고 작년엔 5200억원의 적자를 봤다. 이 때문에 일본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1조원이 곧 바닥을 드러낼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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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맨을 통해 로켓배송을 할 때도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다. 모바일 거래 중개가 핵심인 e커머스업체가 물류업까지 하면 엄청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일반 유통업체도 택배업과 화물업을 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로켓배송을 중심으로 한 쿠팡의 사업 모델이 합법화됐다. 쿠팡은 쿠팡맨을 늘리고 오픈마켓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관건은 대규모 적자를 언제까지 버티느냐는 것. 김 대표는 길게 보고 가기 때문에 단기 적자는 문제가 안 된다고 자신한다. 그는 “아마존도 초기엔 엄청난 적자를 냈다”며 “물류에 들어간 선제 투자비용이 적자액의 89%가 되기 때문에 투자만 줄이면 금방이라도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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