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과학영재를 많이 보유한 나라(2013년 말 발표된 국제학원성취도 평가 기준)다. 하지만 ‘창의형’으로 분류되는 최상위 과학영재 비율은 전체 중 1% 미만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1%)보다 낮고, 순위로는 10위에도 못 들어 ‘기타’로 분류된다. 국내총생산(GDP) 순위 100위인 에스토니아(10위)에도 뒤처진다. 전문가들은 몰입교육과 주입교육이 불러온 차이라고 지적한다. 뭐든지 대학입시로 수렴되는 틀에 박힌 교육이 창의인재 육성을 가로막고 있다는 얘기다.

획일화 교육의 가장 큰 주범은 잘못된 입시제도라는 비판이 나온다. 7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과 함께 학부모 및 수험생 402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대입제도에 대한 불신이 팽배했다. 시험점수보다는 재능(교과 외 활동, 수상 경력 등)을 보고 뽑자는 취지로 도입된 학생부종합전형이 공정한 입시제도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29.1%에 그쳤다. 사교육시장만 키우는 ‘귀족전형’으로 전락한 데다 결국엔 성적순으로 선발한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의 입시 컨설팅학원은 40곳(2013년)에서 72곳(지난해)으로 80%나 늘었다.

영재교육도 입시용으로 변질된 지 오래다. 2003년 2만명가량이던 영재교육 대상자가 지난해 11만여명으로 늘었지만 이들 중 절반은 의대에 진학하는 게 현실이다. 창의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대학의 역량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박동휘/임기훈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