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대표팀 감독(가운데)이 7일 국회에서 강효상 새누리당 의원(왼쪽)이 연 골프장 개별소비세 폐지 개정법안 발의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리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대표팀 감독(가운데)이 7일 국회에서 강효상 새누리당 의원(왼쪽)이 연 골프장 개별소비세 폐지 개정법안 발의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 금메달도 땄는데 골프를 여전히 사행업종으로 보는 건 문제인 것 같아요.”(박세리)

박인비(28·KB금융그룹) 효과일까. 골프대중화의 걸림돌 중 하나로 지적돼온 골프장 입장세(개별소비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세리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골프 대표팀 감독(39·하나금융그룹)까지 나서 “유망주들이 적은 비용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개소세를 폐지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등 올림픽 이후 폐지론이 점차 힘을 얻고 있는 모양새다.

“개소세, 골프 대중화 역행”

강효상 새누리당 의원은 7일 국회 정론관에서 박 감독 등이 배석한 가운데 ‘골프장 관련 개별소비세 폐지 기자회견’을 열고 개별소비세 폐지 개정안을 공개했다.

강 의원은 “골프는 이미 국민 스포츠이자 유망 산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라며 인식전환을 촉구했다. 지난해 골프장 내장객이 3300만명을 넘어섰고, 골프산업 규모 역시 25조원으로 전체 스포츠 산업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골프장은 여전히 사치성 위락시설로 분류돼 중과세가 부과되는 게 문제라는 것이 강 의원의 진단이다. 그는 “경마장, 경륜장, 카지노는 사행성 오락시설로 그 이용을 억제할 필요가 있어 과세의 당위성이 인정되지만 골프장을 이들과 같은 분야로 보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박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망주들이 부담없이 훈련하며 골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며 “우선 법이 잘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골프장에선 초·중·고등학교 선수나 장애인 구별 없이 개별소비세를 모두 내도록 돼 있다.

“비싼 그린피 이제 낮춰야”

회원제 골프장에 부과되는 입장세는 1인당 2만1120원이다. 골프장이 라운드 요금에 붙여 받은 뒤 정부에 대신 내는 방식으로 과세된다. 67년 전인 1949년 입장세라는 이름으로 도입된 이 세금은 1976년 특별소비세, 2008년 개별소비세로 두 번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여전히 그 배경엔 ‘골프=사치스포츠’란 개념이 깔려 있다. 세금이 내국인 카지노의 2배, 경마장의 12배, 경륜장의 30배 수준이다. 가뜩이나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으로 매출 격감 등의 위기에 봉착한 골프장업계는 개별소비세 폐지가 경영난 타개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견해다.

개별소비세가 폐지될지는 미지수다. 일단 연간 3000억원에 달하는 세수가 사라진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시민단체나 노동계 등의 폐지 반대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골프장업계 내부 반대 여론도 상당하다. 특히 회원제 골프장과 가격 경쟁관계에 있는 퍼블릭(대중제)골프장들의 반발이 거세다. 대중제골프장협회는 “골프장들의 경영난은 과잉 투자와 경영전략 실패에서 비롯된 문제인 만큼 시장원리에 맞는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폐지에 반대해왔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