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교 위해 배운 뜨개질로 1인 창업…DIY 붐으로 매출 30억 업체 성장"
송영예 바늘이야기 대표(사진)는 1990년대 초 태교를 위해 뜨개질을 배웠다. 손재주가 있어 금세 익혔고 솜씨도 좋았다. PC통신 천리안에 ‘손뜨개 동호회’를 열고 방장으로 활동하며 관련 정보 등을 올렸다. 인기가 높자 ‘DIY(직접 만드는 것) 시장이 커지겠구나’는 생각에 1998년 창업했다. 1인 기업으로 시작했으나 국내에 없는 유럽산 실과 바늘 등 부자재를 들여와 유통하고 프랜차이즈 사업까지 뛰어들며 영역을 넓혀갔다. 바늘이야기는 이제 국내 뜨개질시장 1위 업체가 됐다.

바늘이야기의 사업 분야는 관련 부자재 유통, 가맹점 관리, 학원 운영 등이다. 프랜차이즈 매장은 전국에 43개가 있다. 그는 “외환위기로 인한 남편의 실직으로 한때 주부들 사이에 손뜨개 창업 열풍이 불면서 2000년 초반엔 매장이 180개를 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바늘이야기의 등장으로 당시 불모지나 다름없던 손뜨개 시장이 자리를 잡았다. 송 대표는 “사람들이 취미생활로 여기던 뜨개질을 사업 아이템으로 삼아 20여년 동안 전문화하고 발전시켰다”며 “선진국일수록 DIY와 수제품의 가치를 많이 쳐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후발업체만 50여개에 달한다”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열어준 셈”이라고 덧붙였다.

손뜨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본격적으로 인력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자체 연구소도 설립했다. 2006년 한국손뜨개협회를 발족했고, ‘편물 기술자격증’을 발급하는 등 자격증을 최초로 도입했다. 학원을 통해 매년 500명 이상의 여성 인력이 배출된다. 경력이 단절돼 어려움을 겪는 주부에게 취업 및 창업하는 길을 터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바늘이야기는 지난해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송 대표는 최근 경기 파주시에 복합문화공간 ‘바람뜰’을 지었다. 손뜨개 DIY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갤러리를 비롯해 매장, 커피숍, 물류창고 등으로 구성했다. 그는 “바람뜰은 ‘바람이 머물다 가는 뜰’이라는 의미”라며 “작은 펜션도 함께 있어 중소기업을 위한 워크숍 장소 등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수제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손뜨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데다 재료 등의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는 “오랜 시간 집중하고 손을 움직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행동은 두뇌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며 “수제작은 정성이 들어가므로 많은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파주=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