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업체들이 ‘마지막 프런티어 시장’으로 꼽히는 아프리카 공략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11년 만에 아프리카에서 신차를 내놓는다. 상용차업체인 히노자동차는 내년부터 코트디부아르에서 트럭을 판매한다. 오토바이업체인 야마하발동기, 자동차용 유리를 생산하는 아사히글라스도 아프리카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후의 시장 잡아라"…일본 '아프리car' 질주
◆투자·판매 확대 경쟁 불붙어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중동과 아프리카의 최대 생산거점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공장에서 신흥시장 전략차인 ‘IMV’ 시리즈 생산을 확대한다. 440억엔(약 4700억원)을 투자해 IMV 시리즈 중 하나인 픽업트럭 ‘하이럭스’의 연간 생산대수를 12만대에서 14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닛산자동차는 남아공에서 신흥시장 전략 브랜드 ‘닷선’의 판매망을 강화했다. 판매점을 2014년의 세 배인 약 90개로 늘렸다. 아프리카 시장 전체 점유율을 2014년 약 7%에서 내년 3월 말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상용차업체들도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한 인프라 확충에 대비해 아프리카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히노자동차는 내년 코트디부아르에서 트럭 판매를 시작한다. 미쓰비시후소트럭·버스는 컨테이너 등을 끄는 ‘트랙터’를 케냐에 출시했다.

야마하발동기는 도요타통상과 공동으로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현지 생산법인을 설립하고 작년 말부터 오토바이 생산에 들어갔다. 올해는 7000대 정도지만 내년 2만대, 2018년 10만대로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지난 1일에는 아사히글라스가 북아프리카 모로코에 2019년 가동을 목표로 자동차용 유리공장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최대 100억엔을 투자해 이 공장에서 연간 자동차 110만대분 강화유리를 생산하기로 했다.

자동차 관련 기술자도 육성하고 있다. 도요타, 히노 등의 자동차와 부품을 150여개국에 수출하는 도요타통상은 케냐 나이로비에 직업훈련시설을 짓고 자동차 정비, 건설·농업기계 기술자를 양성하고 있다.

가루베 준 도요타통상 사장은 지난달 27~28일 케냐에서 열린 아프리카개발회의에서 “1~2년 반짝 투자해 이익을 내고 돌아갈 생각은 일절 없다”며 “아프리카의 성장 속에 도요타통상도 함께 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日 정부와 은행도 적극 지원해

일본 정부와 은행은 아프리카 진출 자동차업체를 지원하는 데 팔을 걷어붙였다. 일본 정부는 투자협정체결 국가를 아프리카, 남미 등을 중심으로 현재의 두 배 이상인 100개국까지 늘릴 방침이다. 일본 기업이 현지 기업과 동등하게 대우받고, 토지·건물 소유권이 침해받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은 케냐 및 모로코 투자청과 각각 업무제휴를 맺고 일본 기업에 현지 규제 등 투자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케냐와 모로코에는 정부 주도로 자동차산업 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국제자동차공업협회는 지난해 아프리카 내 자동차 판매대수가 155만대로 전년 대비 8% 감소했지만 10년 전과 비교하면 40% 가까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앞으로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아프리카 자동차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2025년 아프리카 자동차판매 대수가 올해 전망치의 두 배인 326만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 자동차업체들이 아프리카 시장에 본격 뛰어들고 있는 것도 일본 자동차업계를 자극하고 있다. 베이징자동차그룹은 7억7300만달러를 투자해 내년 11월까지 남아공에 승용차 조립공장을 짓기로 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