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6] "인공지능 연구에 학과 칸막이 없애 음악·병리학도 도움"
“교수 사회의 경직된 위계질서를 깨뜨려야 대학이 삽니다.”

스웨덴 인공지능 로봇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다니차 크라기츠 스웨덴왕립공대(KTH) 교수(사진)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대학이 혁신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2008년부터 KTH의 컴퓨터과학 및 커뮤니케이션스쿨(CSC)을 책임지고 있는 크라기츠 교수는 “다양한 학문 간 융합이 대학이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CSC에는 컴퓨터과학, 전자공학, 기계공학, 미디어, 뇌과학, 언어학, 심리학, 음악, 병리학 등을 전공한 300여명의 연구진이 활동하고 있다. 학부와 석사를 합쳐 ‘3+2’년을 마치고 박사 과정에 들어가는데, 가장 인기 있는 분야는 인공지능(AI) 연구다.

크라기츠 교수는 “학과 간 장벽을 허무는 것에 대한 반발은 어디에나 있는 문제”라며 “이를 극복하려면 젊은 교수가 나이 든 교수에게 당당하게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산학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도 학과 간 벽을 무너뜨리는 데 도움을 줬다. 스웨덴 대학 가운데 이공계 분야 1위인 KTH를 비롯해 스웨덴 대학들은 현직 기업인을 교수로 활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크라기츠 교수는 “기업인 교수는 1주일에 한 번 정도 수업을 한다”며 “임금을 비롯해 각종 비용은 기업이 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 혁신을 위한 또 다른 과제로 영어 교육과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조기 교육을 꼽았다. 인구가 1000만명가량에 불과한 스웨덴은 외부 인재를 끌어오는 게 중요한데, 이를 위해 언어의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로봇과 같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면 조기 교육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스웨덴만 해도 여성들이 의대나 법대를 선호한다”며 “여성 인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릴 때부터 창조적인 일에 도전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톡홀름(스웨덴)=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