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의약품 제조 계열사인 LG생명과학과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합병이 성사되면 LG생명과학은 14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가게 된다.

LG화학은 “LG생명과학과의 합병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고 6일 공시했다. LG화학은 합병과 관련해 “지분 매입 방식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LG화학과 LG생명과학은 이번주 중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 승인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 추진은 LG화학이 바이오·제약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LG생명과학은 당뇨치료제 제미글로, 미용 필러 이브아르 등 바이오·제약사업이 전체 매출(지난해 4505억원)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이 필요한 바이오·제약사업 특성상 LG화학으로 합병되면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다.

LG생명과학은 바이오·제약사업을 특화하기 위해 2002년 LG화학에서 분사됐다. 업계 관계자는 “LG는 국내 대기업 중 바이오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확실한 성과를 낸 것은 없다”며 “LG생명과학의 실적이 신통치 않고 대규모 R&D 투자 여력도 없어 LG화학과의 합병 안이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LG화학은 올 들어 사업 다각화에 공 들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동부팜한농을 인수했고 7월엔 계열사인 LG하우시스로부터 점접착 필름사업도 사들였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3월 기자간담회에서 “미래 먹거리로 에너지, 물, 바이오를 선정해 적극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증시에서 LG생명과학은 5.1%(3400원) 뛰어 7만100원으로 올라섰지만 LG화학은 5.81%(1만5500원) 떨어진 25만1500원으로 주저앉았다.

정지은/조미현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