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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개봉 '고산자, 대동여지도' 주연 차승원 "연기 인생에 큰 전환점 될 작품"

입력 2016-09-06 18:39:38 | 수정 2016-09-07 10:41:26 | 지면정보 2016-09-07 A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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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 미친 외골수' 김정호 역

총 제작비 124억원 투입
상업영화 사상 최초로 백두산 천지서 촬영
7일 개봉하는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 김정호 역을 맡은 배우 차승원.기사 이미지 보기

7일 개봉하는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에서 김정호 역을 맡은 배우 차승원.

조선시대, 지도 제작에 평생을 바친 김정호(?~1866)의 고단한 삶을 담은 ‘고산자, 대동여지도’(감독 강우석)가 7일 개봉한다. 제작비 124억원을 투입한 이 작품은 전국의 멋진 풍광을 보여주면서 상업영화 사상 처음으로 백두산 천지까지 영상에 담았다. 김정호 역은 2010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이후 6년 만에 영화에 복귀한 차승원이 맡았다. 그동안 방송 예능 ‘삼시세끼’에서 뜻밖의 요리 실력으로 ‘차줌마’(차승원과 아줌마의 합성어)로 불리며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다.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차승원은 신작의 미덕으로 얘기를 시작했다.

“한 인간의 치열한 삶을 보여주면서 웃음도 많이 담아냈습니다. 전혀 보지 못한 풍광도 펼쳐내고요. ‘전체 관람가’여서 온 가족이 보기에 딱입니다.”

극중 김정호는 대동여지도의 완성과 목판 제작에 혼신을 다한다. 나라가 독점한 지도를 백성과 나누려는 일념에서다. 당대 세력가인 안동 김씨 문중과, 그들과 대립각을 세우던 흥선대원군은 서로 대동여지도를 손에 넣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김정호를 회유하려고 나선다.

“김정호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지만 정상적인 생활은 못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일찍 지리학에 관심을 두고, 지도를 몇 개 만든 뒤 대동여지도를 제작했다고 하니까 ‘지도에 미친 외골수’로 추정됩니다. 배우로서 이처럼 한 인물을 진중하게 살펴보는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제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될 만한 작품이죠. 역사적 인물이라 연기하는 내내 조심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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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는 무능력한 가장이자 사랑에도 무심한 남성으로 그려진다. 몇 년 만에 귀가한 그는 훌쩍 자란 딸의 얼굴도 알아보지 못한다. 이웃 과부의 애정 공세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

“한마디로 김정호를 ‘헐렁한’ 인물로 그려냈어요. 어떻게 보면 그는 자기중심적일 수도 있어요. 지도에 관해서만은 양보하지 않았으니까요. 저 자신도 김정호처럼 뭔가에 미쳐 본 적이 있는가 자문해봤습니다.”

그는 김정호란 인물을 창조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했다. 방송 사극 ‘화정’에서 한 왕 역할은 일종의 규격에 따라 연기하면 됐지만 김정호는 전혀 그렇지 않은 인물이었다.

“길이 정해져 있는 내비게이션 같은 연기는 재미없어요. 의외의 것이 나오는 연기를 했을 때 희열이 있거든요. 연기하기에 앞서 너무 준비가 많으면 그것에 치여버리고 말아요. 레이아웃만 정해놓고 현장 상황에 맞춰 연기했습니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압도적인 풍광이다. 합천 황매산의 봄 철쭉, 꽁꽁 언 북한강, 여수 여자만의 일몰, 몽환적인 매력의 마라도와 독도까지 스크린에 펼쳐진다. 무엇보다 백두산 천지 앞에서 짚신을 신은 차승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실제 천지에서 촬영한 장면이지만 너무 또렷한 나머지 컴퓨터그래픽(CG)으로 처리했다는 소문까지 돌 정도다.

“로케이션 중 천지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보는 장관에 숙연해졌어요. ‘이래서 민족의 영산이라고 하는구나’, 감탄사가 절로 나왔어요. 백두산에서는 맑은 날을 보기 힘들다는데, 운 좋게도 날씨가 정말 좋았어요.”

‘삼시세끼’에서 여러 사람에게 밥을 지어 먹이면서 ‘고공 인기’를 얻은 비결이 뭘까. 그는 “시청자들이 대리만족을 하는 것 같다”고 했다. 도시의 삶에서는 여러 사람이 함께 식사할 구조적인 여건이 안 되기 때문에 방송을 통해 그런 아쉬움을 달랜다는 얘기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물었더니 질문을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로 고쳐 답했다. “예전에는 남을 돕는다는 게 단순히 호의를 베푼다든지, 정신적·물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으로만 생각했어요. 지금은 타인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나와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바라보기만 하는 것도 좋고요. 후배들한테 그런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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