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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서호(西湖)

입력 2016-09-05 17:45:51 | 수정 2016-09-05 21:20:38 | 지면정보 2016-09-06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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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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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저장성 항저우(杭州)는 중국 7대 고도(古都)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베이징과 항저우를 잇는 ‘경항(京杭) 대운하’의 남쪽 끝에 자리 잡고 있어 일찍부터 상업이 발달했고 물산이 풍부했다.

이 운하는 7세기 수나라 양제 때 건설됐는데 ‘항주 미인’의 전설도 여기서 시작됐다. 양제가 궁녀 3000명을 이끌고 뱃놀이를 왔다가 반란을 피해 양제는 도망가고 항저우에 남게 된 궁녀들의 후손이 항주 미인이라는 것이다.

남송의 수도이기도 했던 항저우는 10세기 이후 중국 문화의 중심지가 됐다. ‘하늘엔 천당이, 땅에는 소주, 항주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살기 좋은 곳이다. 13세기 항저우에 왔던 마르코 폴로도 ‘동방견문록’에서 “세상에서 가장 호화롭고 부유한 도시”라고 찬사를 보냈다.

특히 항저우 한복판에 있는 서호(西湖)는 중국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관광지다. 예부터 단교잔설(斷橋殘雪) 등 ‘서호 10경’이 유명했고 최근에는 ‘신서호 10경’을 다시 선정해 호평받았다. 201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항저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은 대학 시절 서호에서 관광안내를 하며 학비를 벌었다고 한다.

서호가 이만한 모양을 갖춘 데는 중국을 대표하는 문인 두 사람을 빠뜨릴 수 없다. 서호 제방 3개 가운데 백제(白堤)는 백거이가, 소제(蘇堤)는 소동파가 쌓은 것이다. 당나라 중기 항저우 태수로 부임한 백거이는 제방이 자주 무너지는 것을 보고 튼튼한 둑을 쌓았다. 그는 이 시절을 잊지 못해 ‘억강남(憶江南·강남을 기억하며)’이라는 시를 쓰기도 했다.

송나라 때 태수로 부임한 소동파도 새롭게 둑 공사를 벌여 백제보다 3배나 긴 소제를 완성했다. 소동파의 이름을 기린 삼겹살 요리 동파육은 항저우가 본고장이다. 소동파는 서호에서 노닐 때를 생각하며, ‘헤어진 뒤에도 그리워할 줄 아는 이는 호수 속의 달/강가의 버드나무/언덕 위의 구름이라오’라고 읊었다.

지난 4~5일 G20 정상회의가 항저우에서 열렸다. 항저우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02년부터 5년간 저장성 당서기로 일할 때 근무했던 곳이다. G20 정상들은 서호에서 장이머우 감독이 연출한 종합예술공연도 관람했다.

흥미로운 것은 항저우가 ‘오월동주’와도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지금의 쑤저우에 있던 오나라와 불구대천의 원수로 싸움을 벌인 월나라의 본거지가 바로 항저우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의 묘한 힘겨루기와 신경전이 오갔다 하니, 지역의 ‘기운’이라는 게 있는 모양이다.

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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