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일 한·러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신(新)동방정책’에 적극 동참하기로 했다. 러시아가 대북 압박 공조를 확인한 데 대한 우리 측의 ‘화답’ 성격도 담겨 있다. 두 정상은 극동개발과 관련해 △하바로프스크 폐기물 처리사업(1억7500만달러) △캄차카 주립병원 건설(1억7000만달러) 등 총 3억9500만달러 규모의 극동 지역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대엔지니어링의 러시아 비료공장 건설 계약(51억달러), 현대중공업의 유조선 12척 수주 계약(6억6000만달러),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 DSEC와 러시아 극동조선센터의 기술자문 합작회사 설립 양해각서(MOU) 등 러시아와 한국 기업들의 3대 프로젝트를 직접 언급하며 경협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양국은 또 한국과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키로 했다. EAEU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 등 5개국으로 구성돼 있으며 총인구 1억8000만명, 국내총생산 1조6000억달러 규모의 관세동맹이다. 강석훈 경제수석은 “다음달 5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한·러 비즈니스 포럼에서 한·EAEU FTA 추진과 관련해 정부 간 고위급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4일 중국 항저우에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했다.

항저우·블라디보스토크=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