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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기업 1150개] 논란의 '기존 경영자 관리인제도'

입력 2016-09-04 18:26:58 | 수정 2016-09-05 00:33:43 | 지면정보 2016-09-05 A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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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활한 기업 정상화 위해 기존 경영진 활용 필요

vs

"모럴해저드 초래 부작용…회사매각 방해하는 일도"
지난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모 건설회사 직원들은 요즘 수시로 변호사 사무실을 방문한다. 법원이 올초 기존 경영진을 법정관리인으로 선임한 게 발단이었다. 법원은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기존 경영진이 정상화를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지만, 상당수 직원은 “멀쩡한 회사를 망가뜨린 장본인에게 다시 경영을 맡기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다. 급기야 일부 직원은 기존 경영진이 경영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법원이 추진하는 회사 매각을 교묘하게 방해하는 것으로 보고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해로 도입 10년을 맞은 기존경영자 관리인제도(DIP: debtor in possession)를 놓고 법조계와 금융권 사이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DIP란 법원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의 대주주나 경영진을 법정관리인으로 선임해 계속 경영을 맡기는 제도다. 다만 현 경영진이 부실 경영에 중대한 책임이 있거나, 횡령·배임 등의 문제가 있으면 DIP를 적용하지 않고 법원이 ‘제3자 관리인’을 선임한다.

법정관리 기업에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들은 DIP가 기업 대주주 및 경영진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만큼 전면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잘못된 경영 판단으로 회사를 위기에 빠뜨린 사람에게 다시 경영을 맡기는 것은 난센스”라며 “법정관리 이후에도 경영권 상실을 우려한 기존 경영진이 인수합병(M&A)을 방해하거나 매각 전에 회사 돈을 빼돌리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체 I사는 법정관리 중이던 2012년 수차례 매각 기회가 있었지만, 경영진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I사의 실적은 계속 나빠졌고 이듬해 청산됐다.

법조계와 학계의 생각은 다르다. 일부 모럴해저드 사례 때문에 부실기업의 조기 회생을 이끌고 있는 경영자를 끌어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오수근 이화여대 법학대학원장은 “자력 회생이 어려운 기업은 하루라도 빨리 채무를 동결받아야 재기의 기회를 노릴 수 있다”며 “과거에는 대주주들이 경영권을 빼앗긴다는 생각에 법정관리를 신청하지 않았지만, DIP가 도입되면서 회사가 더 망가지기 전에 법원에 회생을 신청하는 기업인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 때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재기에 성공한 사례도 쌓이고 있다. 김장훈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DIP는 부실기업의 조기 법정관리행을 이끈다는 점에서 꼭 필요한 제도”라며 “다만 대주주가 회사 경영권을 계속 유지할 목적으로 DIP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채권단의 감시권한을 강화하는 등 제도적 보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기존 경영자 관리인제도

DIP(debtor in possession).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기업 경영진을 법정관리인으로 선임해 계속 경영을 맡기는 제도. 기업이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 법정관리 신청을 피하는 기업인들을 유인하기 위해 2006년 통합도산법 신설 당시 도입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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