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앙은행 독립성 보장해야"…할 말은 하고 떠난 라잔 총재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RBI) 총재(53·사진)가 임기 마지막 날인 4일 인도 델리의 세인트스테판대학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이날 그는 3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라잔 총재는 “중앙은행은 독립성을 가져야 하며 정책 제안에 대해서도 ‘안 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원하는 대로 금리를 내린다면 물가를 잡겠다는 중앙은행의 목표는 달성하지 못한다”며 “이럴 경우 정부의 목표를 바꿔달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라잔 총재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정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또 정부 경제정책과 정치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비판하면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 라잔 총재가 연임에 실패한 것도 정부와의 이 같은 갈등이 영향을 미쳤다. 그는 최근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일이 있어 남고 싶었지만 정부와의 연임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라잔은 국제통화기금(IMF) 수석이코노미스트를 거쳐 미국 시카고대 교수로 재직하다 2013년 9월 RBI 총재로 취임했다. 그는 임기 내내 경제 안정성 확보에 집중했다. 기준금리를 올려 루피화 가치를 안정시키고 물가상승률을 낮췄다. 그는 이 같은 성과로 시장의 지지를 얻어왔다. 라잔 총재는 퇴임 후 학계로 돌아갈 예정이다. 후임으로는 라잔 총재와 함께 중앙은행을 이끌어온 우르지트 파텔 부총재(52)가 지명됐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