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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물류대란, 한진 책임도 크다

입력 2016-09-04 18:00:19 | 수정 2016-09-05 02:59:55 | 지면정보 2016-09-05 A3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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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규 산업부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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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운영자금이라도 마련하고 신청했어야 합니다.”

한진해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으로 국내외에서 물류대란이 빚어지자 법조계에서는 한진그룹이 최소한의 준비조차 하지 않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외부 자금조달이 막히기 때문에 보통 한두 달 분의 운영자금은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011년 대한해운과 2013년 STX팬오션이 법정관리를 신청했을 때도 이 정도의 자금은 있었다고 한다. 대한해운은 약 600억원, 팬오션은 1000억원가량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팬오션은 법정관리 신청 2개월 전부터 알짜 자산인 미국 곡물터미널 운영회사 EGT 지분 매각에 들어가 법정관리 개시 초기 300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법정관리 신청 후 선박을 억류하거나 입출항을 금지하려는 채권자에게 이 운영자금을 지급해 물류 혼란을 막을 수 있었다.

한진해운은 달랐다. 운영자금은커녕 내부 현금이 바닥나 용선료, 항만 이용료 등으로 7000억원가량을 연체하고 있는 상태다. 사실상 파산 상태에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얘기다. 법정관리를 덜컥 받아들인 법원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진해운 회생을 위해 가용할 만한 내부 자산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진이 ‘기간산업인데 정부가 도와주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로 아무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 해운사 대표는 “채권단에서 지난 6월부터 법정관리에 보내겠다고 신호를 보냈는데 한진그룹은 석 달간 뭘 했는지 모르겠다”며 “법정관리 신청 시점을 놓쳤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등기이사인 조양호 회장은 자율협약에 들어간 지난 5월 이후 한진해운 이사회에 단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정부 역시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해양수산부는 ‘물류대란’ 대책 마련에 허둥대기만 했다. 금융위원회는 법정관리 여파를 과소 계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법적으로 어려운 ‘현대상선 합병론’과 ‘우량 자산의 현대상선 인수론’을 제기해 혼란을 부추겼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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