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50만대 규모 갤럭시노트7 리콜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증권가는 삼성전자에 대해 단기적으론 악재지만 장기적으론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배터리를 공급한 삼성SDI는 리콜비용 부담과 브랜드 이미지 손상 등 적잖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대규모 리콜 결정으로 1조5000억원대 비용 부담이 발생하는 만큼 삼성전자 주가는 단기적으로 조정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달 18일 이후 고평가 논란 속에서도 잇따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승행진을 펼쳐온 삼성전자 주가는 일단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이후 삼성전자 실적에도 부담이 커졌고 애플 신제품 출시(9월) 전에 갤럭시노트7을 선보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다만 충격 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삼성전자의 분기별 영업이익만 8조원대에 이르는 만큼 리콜 부담 규모가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통상 신형 스마트폰 출시 초기엔 불량과 제품수급 문제가 불거졌던 경우가 많아 이번 사태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고배당 정책과 자사주 매입을 계속할 전망이라는 점도 완충장치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불량 배터리를 납품한 삼성SDI는 상당 기간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리콜 비용을 분담할 경우 실적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리콜 비용 부담을 얼마나 삼성SDI에 요구하느냐에 따라 삼성SDI가 받을 충격 정도가 달라질 것”이라며 “제품 신뢰성이 손상된 점도 간과할 수 없다”고 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