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에서 늘어난 일자리 수가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관계자들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당장 이번달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다소 줄었다고 평가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가 15만1000개 증가했다고 2일 발표했다. 금융시장에서 예상한 18만개를 훨씬 밑돌았다. 지난 7월 증가분(수정치 27만5000개)에 비해 일자리 증가 속도가 크게 둔화했다.

그동안 재닛 옐런 의장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 등 Fed 관계자는 오는 20~2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신호를 보내면서도 고용지표를 확인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막상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높지 않은 것으로 나오면서 이달 인상 가능성은 한풀 꺾였다는 평가가 많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을 바탕으로 산출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전날 27%에서 고용지표 발표 후 21%로 떨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장정보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IHS마르키트의 크리스 윌리엄슨 비즈니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9월에 금리를 즉각 인상해야 한다는 압력이 상당히 줄었다”고 설명했다. 퀸시 크로스비 프루덴셜생명 시장전략가도 “달러가 약해지고 금값이 강해지며 10년물 채권 금리가 떨어지는 것을 보면 시장은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라지는 쪽에 걸고 있다”고 전했다.

9월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경우 올해 남아 있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변경 시점은 12월뿐이다.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1~2일)는 미국 대선(8일)을 1주일 앞둔 때여서 금리를 인상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루크 바살러뮤 애버딘자산운용 투자담당자는 “(작년 12월에 이어) 올해도 12월에 인상하는 것이 9월 인상보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실업률은 4.9%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4.8%)보다 약간 높았다. 임금 상승률은 다소 둔화했다. 지난달 시간당 임금은 전달보다 0.1%, 전년 동기보다 2.4% 올랐다. 지난 7월 각각 0.3%, 2.7% 증가한 것에 비하면 상승 폭이 줄었다.

하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없어질 정도로 지표가 나빴던 것은 아니다. 공식 실업률이 5% 아래로 떨어지면서 사실상 ‘완전고용’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새 일자리 증가 속도가 둔화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초 매달 일자리 14만5000개가 신규로 늘어나는 정도로도 경제 성장에 충분하다는 전문가 설문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