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가 미래 기술 개발에 승부를 걸었다. 중국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은 바이두가 지난 1일 베이징에서 열린 ‘바이두 월드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음성 인식과 이미지 인식 기술을 선보였다고 2일 보도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검색엔진업체 바이두는 2014년 3억달러를 들여 미국 실리콘밸리에 AI연구소를 세우며 AI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구글에서 AI 연구를 주도하던 앤드루 응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도 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리옌훙 바이두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바이두의 음성 인식 시스템 ‘딥스피치2’와 이미지 인식 시스템 ‘딥이미지’를 소개하며 “음성 인식 정확도는 97%, 이미지 인식 정확도는 99.7%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딥스피치2는 개인마다 다른 말투, 사투리,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높은 인식률을 보여준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발행하는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지난 2월 ‘2016년 10대 혁신 기술’ 중 하나로 딥스피치2를 꼽았다. 딥스피치2를 활용해 말로 중국어를 스마트폰에 입력하면 손으로 입력할 때보다 2.8배 빠르고, 오타는 60%가량 줄일 수 있다.

이미지 인식 기술은 컴퓨터가 사진 또는 동영상 속 인물과 물체를 구분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이다. 사진 속 물체가 고양이인지, 배경이 런던인지 뉴욕인지를 구별한다. 리 회장은 “자율주행차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정확도를 99.999%까지 높일 계획”이라며 “표지판과 조명, 주변 건물, 보행자, 도로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자율주행차 개발을 공식화한 바이두는 2018년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고 2020년부터 대량 생산할 계획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바이두가 캘리포니아주(州) 자동차국(DMV)에서 자율주행차 도로시험 운행 허가를 받았다”며 “미국에서도 곧 시험 운행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에선 지난해 12월 일반 도로에서 시험 운행을 무사히 마쳤다.

바이두는 이날 콘퍼런스에서 컴퓨터 그래픽카드 제조업체로 유명한 미국 엔비디아와 자율주행차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포드와 함께 자율주행차에 쓰이는 레이저 센서업체 벨로다인 라이다에 1억5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