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랜드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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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그룹은 의류 브랜드 티니위니를 중국 패션기업 브이그라스(V·GRASS)에 약 1조원에 매각했다고 2일 밝혔다. 1년 여간 매각을 추진한 킴스클럽은 팔지 않기로 했다.

이규진 이랜드그룹 인수·합병(M&A) 총괄담당 상무는 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티니위니 매각 기자 간담회에서 "킴스클럽은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킴스클럽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불거진 가운데 티니위니를 팔게되면서 결국 1년 여간 이어진 킴스클럽 매각전을 마무리짓기로 한 것이다.

이랜드는 킴스클럽 매수자인 미국계 사모투자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이하 KKR)와 서로 요구조건이 맞지 않아 매각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KKR과 맺은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바인딩 MOU)에 대해 이 상무는 "MOU 세부 조건상 매각 포기에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라며 "양사가 마지막까지 접점을 찾기위해 최대한 노력했지만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티니위니 매각과 함께 서울 홍대입구역, 합정역 인근 토지와 강남 점프밀라노 등 부동산을 매각하면 당초 목표한 부채비율(연결 기준) 200%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예상 부채비율은 205%이다.

'티니위니 1조 매각' 이랜드, 킴스클럽 안 판다
이랜드는 중국에 새로 설립하는 티니위니 법인 지분 전량을 브이그라스에 59억위안(9855억원)에 넘기는 매각 본계약을 지난 1일 체결했다. 올해 5월 매각주관사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를 통해 투자설명서를 배포한 지 4달 만이다.

브이그라스는 중국 사업권과 글로벌 상표권을 포함해 법인에 속한 중국 티니위니 디자인 및 영업 인력까지 전부 인수한다.

1997년 한국에서 캐주얼 의류로 론칭한 티니위니는 2004년 중국에 진출했다. 중국 현지 주요 백화점과 쇼핑몰 등에서 1300여 개의 직영 매장을 운영하고 있고 지난해 매출 4218억원, 영업이익 1120억원을 거뒀다.

이랜드의 당초 희망 가격은 1조3000억~1조5000억원 수준이었으나 빠른 매각을 위해 1조원 수준에서 매각을 결정지었다.

이 상무는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면서도 향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에서 최종 협상을 타결했다"며 "충분한 시간을 갖고 매각전을 이어간다면 가치를 더욱 크게 인정받을 수 있었겠지만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속도를 위해 최종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올해 안에 전 티니위니 매각 일정을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랜드는 추가적인 대규모 매각 계획이 없고 면세점 사업 진출도 사실상 보류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신동기 이랜드그룹 재무총괄(CFO) 대표는 "당초 면세점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 있었지만 재무구조 개선이 우선인 상황"이라며 "당초 면세점 입지였던 부동산도 매각하기 때문에 당분간 전략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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