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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슈 찬반토론] 구글에 지도 반출 허용해야 할까요

입력 2016-09-02 16:39:09 | 수정 2016-09-02 16:39:09 | 지면정보 2016-09-05 S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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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 "지도 반출 늦어질수록 IT 혁신 흐름에 뒤져"
○ 반대 "국가 안보에 미칠 영향 등 신중히 검토해야"
구글이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지리정보원에 5000분의 1 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승인해달라는 신청서를 지난 7월 초 제출했다. 신청서를 받은 정부는 국토교통부, 미래창조과학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행정자치부, 산업통상자원부, 국세청 등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공간정보 국외반출협의체를 구성했다. 60일간의 검토 기간을 거쳐 반출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정부는 지도 반출 결정을 오는 11월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구글 지도 반출을 둘러싼 찬반양론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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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성

찬성 진영은 구글맵이 제대로 되면 포켓몬고와 구글의 지능형 차량 서비스인 ‘안드로이드 오토’ 등 구글맵을 쓰는 유명 서비스가 쉽게 국내 출시될 수 있어 혁신이 활발해진다고 강조한다. 한국만 구글맵이 안 되는 갈라파고스가 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구글 측은 한국의 지도 반출이 늦어질수록 글로벌 혁신 흐름에 뒤처질까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권범준 구글 지도 프로젝트 디렉터는 “모바일 시대에 공간정보는 모든 사업 혁신의 중심이다. 한국 업체들이 너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 “반출을 허가한다고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것이 아니며 반출을 불허하면 누가 이득을 보는지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도를 반출하면 여러 사업 부문에서의 혁신과 국내시장에서의 경쟁 확대로 사용자들이 얻는 이익, 국내 개발자들의 해외 진출 기회가 생겨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외로 반출하려는 지도에 안보 시설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경태 한국관광공사 전략팀장은 “국가 안보에 위배되지 않고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이 국내 관광 산업을 제도적으로 지원한다면 지도 반출에 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광객이 2014년도 160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줄어드는 추세”라며 “일본과 중국 관광객이 많다고 하지만 영어를 이용하는 관광객도 많아 관광산업의 ICT화가 새롭게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에서 하기 힘든 상황에서 구글처럼 다양한 서비스를 국내 업체가 하려면 어마어마한 비용과 기술이 축적돼야 한다”며 “조건부지만 반출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반대

야당들은 대체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가 지도 반출에 대한 결론을 왜 이렇게 지연시키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남북관계 악화로 안보를 걱정하는 국민적 관심이 큰 상황에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구글이 2007년 초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구했을 때 한국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단호하게 거부했다”며 “대통령과 정부가 구글의 요구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당 공개회의를 통해 “지도는 산업사회의 원유처럼 제4차 산업혁명에서 굉장히 중요한 국가 자산”이라며 “한국에 서버를 두지도 않고 세금 한푼 안 내는 외국기업에 우리의 중요한 지도를 공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국회입법조사처도 신중한 입장이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서비스 업체 구글의 한국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 요청에 대해 안보적 영향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입법조사처는 관련 보고서에서 구글이 신청한 지도 데이터는 군사기지와 같은 보안시설은 삭제하는 등 가공을 거친 것이지만, 해외로 반출돼 기존 위성 영상과 결합하면 보안시설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도 데이터 국외 반출은 단순한 지도 정보가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 개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산업적 측면 외에 국내 서비스 이용자 보호를 위한 대비책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생각하기

"안보 뿐만 아니라 산업적 측면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김선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st@hankyung.com기사 이미지 보기

김선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st@hankyung.com

가장 큰 이슈는 아무래도 국가 안보다. 남북이 분단돼 있는 특수한 상황인 데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위협을 가하는 상황에서 안보만큼 한국에는 중요한 것도 없다. 그런 점에서 반대하는 사람들이 안보를 우려하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 만약의 경우 한국을 겨냥한 공격을 정말로 계획한다면 구글 지도가 있으면 정밀타격이 가능하고 그렇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식의 주장은 설득력이 별로 없어 보인다.

구글맵이 등장하기 전에도 각종 위성을 통한 세계 지도는 이미 어느 정도 상세한 부분까지 공개됐다고도 볼 수 있다. 개인이 컴퓨터를 통해 세계 곳곳의 주소만 갖고도 구체적인 건물 형태까지 알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구글맵 덕분이다.

하지만 군사 항공 분야에서 활용되는 지도는 이미 한참 전에 이런 수준까지 발전했고 활용돼왔다. 따라서 구글에 한국지도를 제공하면 안보에 큰 위협이 되고 제공하지 않으면 안전하다는 식의 주장은 너무 단순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보다는 산업적 측면이나 국내 업체에 대한 역차별 문제, 세금 문제 등을 기준으로 반출 여부를 논하는 게 오히려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다.

김선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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