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IZ School] "대한민국의 경쟁력 원천은 기술"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 제51회 서울시 전국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는 학교를 찾아갔다. 불볕더위에 방학도 잊은 채 학생들이 막바지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다. 긴팔 공구점퍼를 입고 사다리에 올라타 드릴을 쥐고 있는 선수가 눈에 띄었다. 지난 4월 지방기능경기대회 냉동기술종목 금메달리스트 이승희 양이었다. 어려워 보이는 역동적인 작업을 누구보다 능숙하게 해내고 있었다.

‘원샷원킬’이란 박력있는 문구를 벽에 붙여놓고 연습 중인 이양은 이번 전국대회에서도 금메달을 꿈꾸고 있다. 17개 시·도 선수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지만 각오가 남다르다. 미래의 꿈을 향한 한 선수의 열정에 한여름 폭염이 무색해졌다.

대한민국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올까. 인적 자원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기술력이다. 무더위와 싸우며 기술 익히기에 전념하는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학생들은 미래 한국 경제의 씨앗이 될 것이다. 기술은 평생직장으로서의 가치도 크다. 최근에는 인생 2모작을 위해 기술을 배우는 중장년층도 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펴낸 ‘2016년 국가기술자격 통계 연보’에 따르면 50대 수험자 비율이 45.4%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인의 산실인 전국기능경기대회가 15년 만에 ‘I·SEOUL·U 기술한류, 미래를 그리다’란 슬로건으로 서울에서 열린다. 행사는 오는 5일부터 12일까지 서울공고를 비롯한 8개 경기장에서 펼쳐진다. 49개 종목 선수들이 갈고닦은 실력을 겨룬다.

얼마 전 세계인의 주목을 끈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한국 남자 펜싱 박상영 선수는 한 점만 내주면 게임이 끝나는 결승전 10-14 상황에서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며 자기 주문을 걸더니 대역전극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새벽잠을 설친 국민은 그의 투지에 감동했다. 리우올림픽의 열기와 ‘할 수 있다’의 마법을 이어받아 17개 시·도에서 출전한 선수들이 감동의 장면을 연출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서울시 기능경기위원회,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등 유관기관들은 선수단이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대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병주 < 서울시 기능경기위원회 운영위원장/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지역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