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위원 절반 "인상할 때 됐다"…미국, 연내 금리 한번은 올릴 듯
미국 중앙은행(Fed) 내부의 대표적 ‘비둘기파’로 꼽히는 에릭 로젠그린 보스턴연방은행 총재(사진)가 금리를 올리는 것이 미국 경제에 더 좋다는 의견을 밝혔다. 금리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의 과반이 금리 인상에 찬성하고 있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로젠그린 총재는 지난달 31일 중국 ‘상하이선진금융기구’가 베이징에서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감안했을 때 지금 금리를 올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젠그린 총재는 비둘기파의 대표 인물로 꼽혀왔다.

그는 “저금리를 더 유지하면 Fed의 정책 목표에 더 빨리 도달하겠지만 그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며 “상업용 부동산 과열이 감내해야 할 비용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저금리 장기화로 투기자금이 몰리면서 2010년 이후 가격이 90%가량 오른 상태다. 과열에 미리 대응하지 않으면 급작스러운 시장 붕괴 때 엄청난 비용을 치른다는 것이 로젠그린 총재의 주장이다.

앞서 27일에는 Fed 내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도 “연내 한 번 정도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의할 수 있다”고 기존 의견을 번복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1일 Fed 위원들이 물가상승률이 목표에 못 미치고 있지만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금리인상 주장에 더 많이 동조한다고 보도했다. 로젠그린 총재와 재닛 옐런 Fed 의장 등을 합해 최근 한 달 새 17명의 FOMC 위원 중 9명이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FOMC 회의에서 의결권이 있는 10명의 위원 중 6명이 같은 입장이어서 연내 한 번 이상의 금리 인상이 확실해져가는 분위기다.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이 미국 국채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금리 인상 확률은 9월 27.0%, 11월 31.8%, 12월 44.6%로 나왔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