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에드워드 호퍼의 '햇빛 속의 여인'
주로 뉴욕에서 활동한 그는 밤의 사무실, 호텔 방 침대에 혼자 앉아 있는 여자, 극장 안내원 등을 소재로 다뤘다. 주인공들은 언제나 허무하거나 외롭다. ‘햇빛 속의 여인’의 여인은 고독하기 그지없다. 벌거벗은 채로 침대에서 막 일어난 여인은 그림 밖 관람객을 향해 옆으로 포즈를 취했다. 창문 밖에서 쏟아진 태양빛에 물든 여인의 모습은 빛과 그림자, 밝은 빛 속의 우울한 분위기가 묘하게 대조를 이루며 고독감을 초월한 불안감으로 다가온다. 인물의 표정이나 역할보다 텅 빈 방안에 새겨진 빛과 그림자를 활용해 현대인의 고독과 불안감을 잡아낸 게 이채롭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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