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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종의 '중국 인문기행' (2) 상하이] 제국주의 개방 감내한 혼융의 상징

입력 2016-08-29 18:58:50 | 수정 2016-08-30 14:42:52 | 지면정보 2016-08-30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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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종 < 뉴스웍스 콘텐츠연구소장 >
상하이 국제금융센터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상하이시 전경. 한경DB기사 이미지 보기

상하이 국제금융센터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상하이시 전경. 한경DB

상하이는 수도 베이징(北京)과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도시다. 간칭(簡稱)으로 적으면 (호)다. 이 글자의 원래 뜻은 물고기를 잡을 때 사용하는 어살이었다는 설명이 있다. 따라서 상하이의 자동차 번호판에는 늘 이 글자가 등장한다. 때로 申(신)이라는 글자도 사용한다.

전국시대 4대 공자(公子)로 문객(門客) 수천 명을 거느리고 먹여 살렸다는 초(楚)나라 춘신군(春申君)의 가운데 글자를 땄다. 춘신군의 본명은 황헐(黃歇)로, 초나라 핵심 권력자인 그는 이곳에서 봉읍(封邑)을 받아 활동했다. 시내의 황푸(黃浦)강 이름도 그로부터 유래했다.

상하이는 신해혁명 뒤인 민국(民國) 이후 줄곧 베이징과 함께 사람들 입에 올랐다. 중국의 양대 문화적 특성을 따지는 남북 문화의 대표주자로서였다. 베이징을 보통 징파이(京派), 상하이를 하이파이(海派)로 나눴다. 징파이는 정치적 이슈에 탐닉했고, 하이파이는 낭만적이며 자유로운 분위기를 추구했다.

이런 이분법은 그럴 듯하지만, 중국을 장강 또는 회하(淮河)의 남과 북으로 나누는 단순 분류가 낳은 현상일 뿐이다. 그럼에도 상하이가 중국 남부 문화의 대변자요 집결지였음은 분명하다. 따라서 상하이는 지금도 장쑤(江蘇), 저장(浙江) 권역을 아우르는 전통적 의미의 ‘중국 강남’ 분위기와 인문 등을 대표한다.

십리양장…서양세력의 '개척지'

춘추전국 시대의 기준으로 따지면 장쑤는 오(吳), 저장은 월(越)이다. 따라서 상하이는 전통 중국의 오월(吳越)문화가 뭉쳤던 곳이다. 상하이 북쪽인 장쑤의 쑤저우(蘇州), 남쪽인 저장의 전통 언어가 합쳐져 이뤄진 상하이 지역 언어는 보통 오어(吳語)로 통칭한다. 장쑤 쑤저우 방언을 근간으로 남부 저장의 여러 언어가 합쳐진 말이다. 6300㎞의 중국 최대 하천인 장강이 이곳으로 빠져나가 바다와 합류해 상하이 외곽은 매우 커다란 충적(沖積)평야를 이룬다. 그 너른 곳을 상하이 사람들은 탄(灘)으로 적는다.

전통 중국에서 상하이는 무명(無名)에 가까웠다. 대형 행정관서가 들어선 적도 없다. 그저 물고기 잡아 생활하는 사람들이 모여 살던 한적한 어촌(漁村)에 지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지금 사용하는 지명인 상하이는 송(宋) 때 이미 등장했다고 보지만, 이름 두 글자가 중국 전역에 울려 퍼진 때는 퍽 뒤다.

1840년 아편전쟁으로 중국이 영국에 패배하면서 장강을 통해 중국 내지로 진출하려는 외국 세력이 개항을 요구했다. 이로써 상하이는 유럽 제국과 일본 등이 몰려드는 ‘개척지’로 발돋움하면서 지금의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십리양장(十里洋場)’이라는 단어는 그때 등장했다. 시가지 대부분이 외국인의 발길로 가득 찬 곳이라는 뜻이다. 서양 제국주의 세력은 그때부터 이곳에 조계(租界)를 형성하면서 낙후한 중국 대륙을 공략했다.

'중국 강남' 인문 전통이 집결

인문적인 특징으로 볼 때 상하이를 대표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쉬광치(徐光啓 1562~1633)다. 그는 중국 문명과 서양 문명 교류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명나라 당시 중국에 와 있던 이탈리아 선교사 마테오 리치와 교류하면서 서양의 각종 문물, 특히 중국 전통 수학사의 흐름을 바꾼 《기하원본(幾何原本)》 등을 번역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와 후손이 살았던 곳이 지금 상하이 시내 쉬자후이(徐家匯)다.

인문적 경관의 하나로 꼽을 수 있는 다른 하나는 스쿠먼(石庫門)이라는 전통 주택이다. 베이징 등 중국 북부 전통주택인 쓰허위안(四合院)과 달리 완연 개방형으로, 다른 이들과 함께 어울려 살도록 만든 혼합형 주택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있던 마당루(馬當路)의 청사가 바로 그렇게 지어진 주택이다.

중국 남부의 수많은 물줄기가 장강으로 모여들어 아주 넓은 상하이의 와이탄(外灘)을 거쳐 바다로 빠져나가듯, 중국 남부의 수많은 인문 전통이 이곳으로 모여 더 너른 세계인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곳이 상하이다. 그래서 상하이의 한자 이름인 上海(상해)는 ‘바다로 나아가다’라는 뜻이다. 베이징이 완고한 축선(軸線)의 전략적 마인드와 중화주의적 자존심을 대변한다면, 상하이는 다양한 요소의 결합과 넓은 세계로 거침없이 빠져나가는 중국의 혼융성과 개방성을 상징하는 도시다.

유광종 < 뉴스웍스 콘텐츠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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