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 맞게 포장을 바꾼 쌀과자.
현지에 맞게 포장을 바꾼 쌀과자.
미국 뉴욕에서 한국 건강식품을 파는 SW그린라이프는 올해 초 한국 쌀과자를 수입하기 위해 견본품을 주문했다. 한국계 미국인이 운영하는 이 업체는 쌀과자가 미국에서 건강식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하지만 한국 업체에서 받은 제품의 디자인이 현지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고 판단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뉴욕지사에 현지화 지원사업을 신청했다. aT는 전문 디자인업체를 통해 현지 소비자 취향에 맞는 포장으로 바꿨다. 이 업체는 지난 6월 판매를 시작했고 뉴욕식품박람회 출품을 통해 900만달러 상당의 계약 성과를 거뒀다.

29일 aT에 따르면 이 같은 현지화 지원사업을 신청한 건수는 지난해 75개 업체 102건에서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239개 업체 454건으로 네 배 이상 늘었다. aT는 지난해부터 농식품 수출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장애물을 없애기 위한 현지화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15개국 57개소의 현지 법무법인, 통관사, 관세사, 컨설팅사 등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현지 전문기관을 통한 자문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디자인 등 포장 지원뿐 아니라 통관에 필요한 라벨링 제작도 수출 대상 국가에 맞춰 지원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지역별로 통관기준과 라벨링 규정이 달라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가 많은 만큼 aT는 지난해부터 중국 라벨링 전문기관과 함께 라벨링 견본 제작과 등록을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라벨링 불량으로 인한 통관 거부 건수는 2014년 115건에 달했지만 올 상반기까지 7건에 그쳤다.

aT 관계자는 “올해 쌀과 삼계탕 등을 중국에 수출하게 된 데에는 현지화 지원사업이 큰 역할을 했다”며 “더 많은 업체가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