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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벌써 5승째…거침없는 쭈타누깐
세계 최강자로 군림해온 K골프가 힘겨운 숙제를 안았다. ‘괴력의 장타자’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사진)이다. 초반 반짝할 듯하던 그의 기세가 거침없는 독주체제로 굳는 모양새다.

쭈타누깐은 29일(한국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의 프리디스 그린스 골프장(파72·6681야드)에서 열린 캐나디안퍼시픽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6언더파를 쳤다. 최종 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쭈타누깐은 2위 김세영(23·미래에셋)을 4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김세영은 이날 빨간 바지를 입고 나와 7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을 노렸다. 하지만 쭈타누깐의 불붙은 상승세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데뷔 첫 승에 도전한 전인지(22·하이트진로)도 3위(16언더파)에 머물렀다.

쭈타누깐은 이번 우승으로 가장 먼저 5승 고지에 올랐다. 우승 상금 33만7500달러(약 3억7960만원)를 받은 그는 시즌 상금을 207만6933달러로 늘려 시즌 4승의 리디아 고(232만6617달러)를 바짝 뒤쫓고 있다. 2012년, 2013년, 2015년 등 이 대회에서 세 번 우승한 리디아 고는 네 번째 정상 도전에 나섰지만 공동 7위(13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쭈타누깐은 이번 대회에서도 드라이버를 잡지 않았다. 마지막 4라운드에서는 주로 2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다. 비거리가 290야드 안팎을 넘나들었지만 페어웨이 적중률이 100%에 달할 정도로 완벽한 정확도를 자랑했다. 티샷이 페어웨이를 지켜주자 그린 적중률도 투어 최고 수준인 88%를 기록할 만큼 정교했고, 퍼트까지 쉬웠다. LPGA투어 그린 적중률 1위는 장하나(24·비씨카드)로 79%를 기록 중이다.

임경빈 프로는 “부상을 입거나, 심각한 슬럼프가 오지 않는 한 쉽게 저지하기 힘들 정도로 안정적인 기량”이라고 평가했다. 기권하긴 했지만 올림픽 골프에서도 그는 1라운드에 6언더파로 단독 선두였다. 왼쪽 무릎 부상이 없었고, 기권하지 않았더라면 박인비의 금메달 신화도 쉽지 않았을 것이란 ‘가정’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