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에 두 번째 박사학위 받은 노교수
“주변에 대단한 영향은 끼치지 못하더라도 제가 받은 인성교육을 저 스스로라도 실천하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6년간의 공부를 마치고 성균관대 대학원 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윤화중 건국대 명예교수(81·사진)는 두 번째 박사학위를 따고 이렇게 다짐했다.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한 그는 이후 수의학 석·박사학위를 받고, 건국대 수의대에서 30여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을 가르쳤다. 2000년 정년퇴임 후 고향인 충남 공주에 내려가 10여년간 집안 문중의 종사(宗事)를 돌봤다. 그러면서 비문·족보·풍수지리를 아는 것은 물론 유학(儒學) 공부까지 필요함을 절감했다.

윤 교수는 28일 “아들이 풍수지리를 배울 수 있다며 공주대 역리학과 진학을 권해 2008년 입학해 석사학위를 받았다”며 “당시 전통문화연구회에서 한문 공부를 병행했는데 유학을 더 깊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에 2010년 성균관대에 재입학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입학 당시 이미 76세. 새로운 도전을 마음먹기조차 쉽지 않은 나이였으나 나중에 돌이켜보니 현명한 선택이었다. 윤 교수는 “가족이 응원해줬지만 결국 내 의지로 결정해 추진한 것”이라며 “지금 생각해도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윤 교수는 중용의 매력에 깊이 빠져 ‘중용의 천인일관 사상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썼다. 그는 “자연과학 지식이 유학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내가 공부한 수의학뿐 아니라 물리학, 화학 등 여러 자연과학 분야를 유학에 접목하면 이해도 빨리 되고, 유학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조만간 성균관대 명륜유학포럼에서 박사논문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