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세 GE의 도전…"안드로이드 같은 SW 왜 없나"
2009년 6월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사진)은 회사 과학자들과 얘기를 나누다 충격을 받았다. 센서를 달아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비행기 제트 엔진을 제작하고 있는 GE가 정작 데이터를 활용할 기술은 갖추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GE의 소프트웨어 개발기지인 ‘GE디지털’은 2011년 그렇게 탄생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건너편 샌라몬에 있다.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회사에서 인재를 끌어와 14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이멜트 회장은 “2020년까지 세계 톱10 소프트웨어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124세짜리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도전”이라고 27일(현지시간) 소개했다. 1892년 세워진 GE의 나이가 올해 124세다.

GE디지털은 ‘프레딕스’라는 운영체제(OS)를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프레딕스는 PC, 스마트폰이 아니라 산업용 기기를 위한 OS라는 점이 다르다. 비행기 제트엔진, 발전소 터빈, 원유시추 장비, 의료 영상 진단기 등에 쓰인다.

모든 기계 장치가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 인터넷’ 혹은 ‘산업 인터넷’ 시대에 대비한 포석이다. 카림 라카니 하버드 경영대 교수는 “기계장치보다 기계에서 수집하는 데이터가 더 값진 세상이 올 것”이라며 “GE는 도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멘스 등 장치산업 경쟁자뿐 아니라 아마존, 시스코, 구글, IBM 등도 이 시장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