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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옐런의 선택 '출구전략'…길게 보면 증시에 호재

입력 2016-08-28 19:47:16 | 수정 2016-08-28 23:58:51 | 지면정보 2016-08-29 A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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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전략 더 지연되면 부작용
'경기안정' 본질은 유지해야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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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한 고용시장과 경제 전망 개선으로 미국 중앙은행(Fed)은 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의 ‘잭슨홀’ 발언을 계기로 미국 학계와 월가에서는 작년 12월 금리인상 이후 한동안 멈춰진 출구전략 논쟁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출구전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념부터 정립할 필요가 있다. 많이 알려진 대로 ‘위기에서 빠져나오는 대책’으로 이해한다면 금융위기 이후 각국이 추진해온 정책이 모두 해당돼 위기극복 대책과 구별이 모호해진다. 이 때문에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은 출구전략을 ‘위기 이후 상황을 겨냥한 선제적인 정책’으로 그 범위를 제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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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자대로 개념을 정립한다면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것과 추진하는 시기는 구별된다. 모든 정책의 시차를 감안하면 위기가 마무리돼가는 상황에서 출구전략을 논의하고 마련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빅 스텝’ 금리인하, 양적완화 등으로 대변되는 이번 대책이 워낙 강도가 있었던 만큼 위기극복 이후 상황이 닥쳐와 대응하면 늦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구전략이 마련됐다고 해서 곧바로 추진한다면 더 큰 화(禍)를 불러올지 모른다는 것이 경험국의 교훈이다. 이제 막 회복의 ‘싹이 돋는 단계(green shoots)’에서 한 나라 경제의 거름에 해당하는 돈을 거둬들일 경우 노랗게 질려 ‘시든 잡초(yellow weeds)’로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 1930년대 세계경제 대공황, 1980년대 미국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등이 대표적인 예다.

준비된 출구전략을 언제 추진하느냐를 결정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추진 시기를 결정하는 데에는 여러 기준이 있으나 전기 대비와 전년 동기 대비로 산출한 성장률이 2분기 연속 ‘플러스’로 돌아서고 그 수준이 잠재성장률에 근접할 때를 택해 추진해야 한다. 이 경우도 인플레이션과 자산거품이 우려될 때다.

출구전략을 추진할 때 국내 증시에서 인식된 것처럼 기준금리를 곧바로 올리는 방안은 바람직하지 않다. 통화정책 수단을 ‘보편적(일반적)’ 혹은 ‘질적(선별적)’으로 구분할 때 기준금리를 변경하는 것은 전자에 해당한다. 개별 경제주체가 처한 사정과 책임에 관계없이 기준금리를 변경하면 경제 전반에 같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거론되는 출구전략은 과잉 유동성에 따른 인플레이션(이번에는 문제가 안 됨)과 자산시장에 낄 거품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에 목표를 둬야 한다. 보통 때처럼 경기과열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는 것이 아닌 만큼 ‘위기극복과 경기회복’이라는 가장 큰 목표는 훼손돼선 안 된다는 배경에서다.

같은 맥락에서 Fed는 2014년 10월 양적완화(QE) 종료 이후 출구전략을 추진해오고 있다. 통화정책 시차를 감안하면 QE 종료 이후 9개월 이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정상적인 수순이다. 작년 12월 기준금리를 올리기에 앞서 6월부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기준금리를 변경할 때 그 폭은 0.25%포인트씩 가져가는 ‘노멀 스텝’, 0.5%포인트 이상 변경하는 ‘빅 스텝’, 0.25%포인트보다 좁게 가져가는 ‘베이비 혹은 쇼트 스텝’이 있다. 인상 시기도 Fed 회의 때마다 단행하는 ‘순차적인 방식(step by step)’과 인상 이후 한동안 관망하다가 다시 단행하는 ‘가다 서다(go stop)’ 방식이 있다.

미국처럼 기준금리가 ‘제로’까지 낮춰진 수준에서 출발하는 금리인상에서 베이비 스텝은 의미가 없다. 언제든지 경기 재둔화(제2의 에클스 실수) 우려가 높은 빅 스텝과 같은 의미가 있는 ‘순차적인 방식’도 선택하기 어렵다. 작년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한 단계 올리고 지금까지 올리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올해 7월 Fed 회의 이후 3대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부동산 가격이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전보다 높은 수준까지 올라간 상황에서 이르면 9월 Fed 회의 때라도 추가 금리인상은 가져갈 수 있다. 출구전략이 지연될 때는 또 다른 위기 징후(이번에는 채권시장 대붕괴)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옐런 의장의 잭슨홀 발언을 계기로 재차 거론되는 출구전략이 어떤 방향으로 추진될 것인가는 이런 시각에서 보면 예상이 가능하다. 분명한 것은 출구전략은 ‘위기극복과 경기회복’이라는 본질을 흐트러뜨리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만큼 출구전략은 단기적으로 증시에 악재가 될 수 있어도 궁극적으로는 주가를 끌어올리는 호재로 인식해야 한다.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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