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액세서리 성격 강조…명품 브랜드와도 제휴
하반기 애플 점유율 반등 예상

세계 스마트기기 시장의 양강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올 가을 신제품 스마트워치를 잇따라 내놓고 '스마트워치 2차전'을 벌인다.

스마트워치는 3년 전 발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와 작년 봄 출시된 애플 워치 제1세대가 나오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좀처럼 시장 규모가 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양사가 완성도가 높고 패션성을 강조한 신제품들을 나란히 내놓으면서 보급 속도가 빨라질지 주목된다.

◇ 삼성, IFA 개막 앞두고 기어 S3 발표 예정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가전전시회(IFA)를 이틀 앞둔 이달 31일(현지시간) '2016년 하반기 웨어러블(착용형 스마트기기) 론칭 행사'를 연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를 뉴스룸 홈페이지(http://news.samsung.com/kr)에서 생중계할 예정이다.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솔리스'(스페인어로 '태양'이라는 뜻)라는 내부 코드명으로 개발돼 온 스마트워치 '기어 S3'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타이젠 운영체제(OS)를 탑재한 기어 S3는 전작인 S2와 마찬가지로 화면이 원형이고 손가락으로 돌리는 베젤이 달린 제품일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 페이', 무선충전 , 방수·방진, 글로벌위치시스템(GPS) 센서, 가입자식별모듈(SIM)을 통한 이동통신 자체 접속 기능 등 특징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 애플 워치 2세대, 9월 발표 전망
애플은 9월 언론 발표 행사에서 아이폰 7과 함께 애플 워치 제2세대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로 유명한 대만 KGI증권의 궈밍치는 이달 초 고객들에게 보낸 리서치 노트에서 애플 워치 제2세대 제품에 GPS 센서와 기압계가 탑재되고 배터리 용량도 전작보다 늘어나겠지만, 두께는 그대로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그는 또 애플이 제2세대 워치와 함께 제1세대를 기반으로 한 마이너 업그레이드 모델을 보다 낮은 가격에 내놓을 가능성도 점쳤다.

애플 워치 2에 삼성 기어 S2와 마찬가지로 이동통신 자체 접속 기능이 탑재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한때 나돌았으나, 전력 소모 문제로 실현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아울러 애플 워치용 OS 새 버전 '워치OS 3'에 건강 관리 앱과 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 패션 액세서리 성격 강조
삼성전자와 애플은 스마트시계를 대중화하려면 일반 손목시계와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이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애플은 작년 4월 제1세대 워치 시판 당시부터 1만 달러(1천100만원)가 넘는 '이디션' 모델을 내놓았고 5개월 후에는 패션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와 제휴해 100만원대 가격표가 달린 '애플 워치 에르메스'를 선보였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3월 명품 주얼리·시계 브랜드 '드 그리소고노(de GRISOGONO)'와 협업해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1만5천 달러(1천700만 원)짜리 '기어 S2' 한정판을 내놓았으며, 앞으로 나올 기어 S3에서도 이런 한정판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고가 제품들의 판매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스마트시계가 전자기기가 아니라 패션 아이템으로 여겨지도록 소비자들의 인식을 전환하는 데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양사가 자사 스마트워치에 끼워 쓰는 다양한 밴드를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신제품 발표 앞두고 기존 제품 가격 내려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워치 신제품 발표가 다가오면서 기존 제품의 가격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삼성 기어 S2는 원래 가격이 미국 기준으로 최저 299 달러(33만3천 원)였으나 올해 5월부터 아마존, 베스트바이 등에서 판매 가격이 50 달러(5만6천 원) 인하돼 249 달러(27만7천원)에 팔리고 있다.

애플은 올해 3월 제1세대 워치의 최저 가격을 349 달러(38만9천 원)에서 299달러(33만3천 원)로 50달러(5만6천 원) 인하했다.

또 우리나라 일부 매장에서는 최근 100만원대 애플 워치 모델들이 큰 폭으로 할인돼 팔리기 시작했다.

◇ 애플 우세 속 삼성 맹추격
스마트시계 시장 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웨어러블(착용형 스마트기기) 현황 조사에 따르면 사실상 스마트시계 시장 원년인 작년 스마트시계 시장 규모(선적 대수 기준)는 3천190만대로, 스마트폰 시장의 45분의 1에 불과했다.

애플 워치가 처음 시판된 작년 2분기에는 애플이 360만대를 판매(선적 기준)해 시장점유율 72%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는 40만대를 팔아 시장점유율이 7%였다.

올해 2분기 스마트워치 시장은 전년 동기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애플은 판매 160만대, 시장점유율 47%로 1위는 지켰으나 판매 실적이 급감했고 2위인 삼성전자는 판매 60만대, 시장점유율 16%였다.

올해 하반기에는 애플 워치의 판매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제품 발매가 예상보다 늦어진 데 따른 '대기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IDC는 올해 스마트시계 판매 대수가 4천180만대로 늘고 2020년에는 1억1천13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20%대 성장이 향후 수년간 지속하리라는 것이다.

다만 이런 시장 성장 전망이 얼마나 잘 들어맞을지, 또 삼성과 애플 등이 스마트시계의 '쓸모'가 과연 무엇인지 의문을 품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려 놓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