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출석을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69)의 빈소가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돼 27일부터 조문이 이뤄진다.

(사진=한국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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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는 이 부회장의 장례를 롯데그룹장인 5일장으로 치른다. 최고 예우인 회사장은 롯데그룹 창립 이후 처음이다.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장례 기간 소진세 롯데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이 위원장을 맡은 장례집행위원단을 운영한다.

집행위원은 각 계열사 대표들이 맡았다. 채정병 롯데카드 대표·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이재혁 롯데주류 대표·김치현 롯데건설 사장·표현명 롯데렌탈 사장,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김재화 롯데쇼핑 사장·송용덕 호텔롯데 사장·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김용수 롯데제과 대표·윤종민 롯데쇼핑 부사장·이봉철 롯데쇼핑 부사장·임병연 롯데그룹 전무 등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이날 오전 중 조문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이 부회장의 자살 소식을 접하고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43년간 롯데그룹에 몸담은 신 회장의 최측근이자 롯데그룹의 2인자다. 1973년 호텔롯데에 입사해 2011년에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본부장에 올랐다. 롯데그룹에서 오너일가를 제외하고 순수 전문경영인으로 부회장 직함까지 단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합리적인 경영 방식으로 그룹 내부에서 임직원들의 존경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무에 있어서는 의심나면 끝까지 파헤치는 철저함, 불시에 점포 매장을 방문하는 현장점검으로 유명했다. 롯데그룹은 이 부회장을 '평생 헌신적으로 롯데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했다.

한 롯데그룹 정책본부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합리적이고 철저한 업무 처리로 롯데 임직원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모범이 됐던 분"이라고 말했다.

당초 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 26일 오전 9시30분 이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출석 전인 오전 7시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부회장이 롯데그룹 임직원과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는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는 내용을 담았다는 게 사정당국의 전언이다. 경찰은 이날 부검 후 자살로 결론 내렸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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