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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운명 쥔 채권단…조선업 살리고 해운업 죽이나?

입력 2016-08-26 17:17:04 | 수정 2016-08-26 17: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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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5000억 자구안…채권단 결정에 해운업계 '촉각'
한진해운이 채권단에 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 방안이 담긴 자구안을 제출했다. 대한항공 유상증자 4000억원에 채권단 자금 지원을 전제로 한 1000억원 추가 지원을 담고 있다. 채권단 마지노선 7000억원보다 부족하다. 이제 한진해운의 운명은 채권단의 손으로 넘어갔다.

산업은행은 26일 한진해운 자구안의 수용 여부를 논의한다. 해운 전문가들은 해운산업이 다양한 부문의 산업들과 연계돼 있는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중요도를 고려해 채권단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해운산업은 한 번 무너지면 회복하는데 수십 년이 걸릴 수 있어 섣불리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을 고려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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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경DB


한진해운 법정관리시 해운산업 큰 타격

채권단이 한진해운에서 제출한 자구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칙론대로 처리한다면 한진해운은 법정관리에 들어서게 될 확률이 크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 화주들이 즉각적으로 운송 계약을 해지하게 된다"면서 "선박압류, 용선계약 해지 등 선박 운항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즉각적으로 해운 동맹체에서 퇴출돼 공동운항 노선에서 출수하고 협약구간에서의 서비스도 붕괴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한진해운이 몰락하면 사실상 한국 해운산업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해운업과 관련 있는 조선업, 항만업 등 연관산업과 하청업체들까지도 문을 닫게 될 위기에 놓일 수 있어서다. 부산항의 경우 환적 물동량이 16.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연간 1152억원 규모에 달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퇴출될 경우 미주 항로 운임이 27.3%, 유럽항로 운임은 47.2%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운임 상승으로 국내 화주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운임은 연간 4407억원으로 추산됐다.

◆ 채권단 결정은?…업계 "해운산업 붕괴는 막아야"

이제 모든 결정은 채권단의 몫이다. 앞으로 채권단은 다음달 4일까지 한진해운의 자구안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회생 가능성을 따져보게 된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중요한 점은 채권단이 돈의 논리에만 휘둘리지 말고, 해운산업이 가진 중요성과 특수성을 십분 고려한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운산업은 국내 수출입 화물운송의 99%, 국가 전략물자 수입의 100%를 담당하는 국가 기간산업이다. 또 국내 항만산업을 비롯해 연관산업의 고용 창출에도 지대한 역할을 하는 산업이다. 유사시에는 병력 및 군수품 등 전시화물을 운송하는 제 4군의 역할을 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이미 4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지원했다. 최근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대우조선의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최대 1조6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까지 추진 중이다. 조선업과 달리 해운업에 대해선 엄격한 기준만 요구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재무적인 관점에서만 보고 해운산업을 죽이는 방향으로 구조조정하는 천편일률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산업 구조적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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