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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팀 리포트] 곡절 끝 닻 올린 이철성호…외풍·불신 뚫고 순항할까

입력 2016-08-27 09:01:00 | 수정 2016-10-04 18:00:23 | 지면정보 2016-08-27 A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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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경찰청장 취임…정치력·리더십 시험대
이철성 경찰청장이 지난 2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기사 이미지 보기

이철성 경찰청장이 지난 24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달 전 순경 출신인 이철성 경찰청 차장이 신임 경찰청장으로 내정되자 경찰 내부에선 “정권 말기 적임자가 뽑혔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경찰 내 모든 직급을 거친 이 후보자는 조직 이해도가 높고,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합리적인 인물이라는 평을 받아왔다. 새로운 정부 출범을 앞두고 검찰로부터 수사권 독립이나 경찰 직급 상향 조정 등과 같은 염원을 풀어줄 적임자라는 기대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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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대는 순식간에 우려로 뒤바뀌었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23년 전 음주운전 사고 때 경찰 신분을 속였다는 사실이 드러나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 논란과 맞물려 야당이 강력하게 반대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다.

경찰청장은 경찰 15만여명을 이끄는 자리지만 ‘독이 든 성배’에 비유되기도 한다. 정치권에 휘둘리고 각종 사건·사고의 책임을 져야 하고, 권력형 비리 유혹이 잦아 불명예 퇴진이 유독 많기 때문이다. 1991년 경찰청 설립 이래 19명의 청장 중 9명은 법정에 섰고, 이 중 8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철성 20대 경찰청장은 출발부터 외풍에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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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선 야당…정치력 시험대 올라

경찰의 핵심 과제는 대부분 국회가 열쇠를 갖고 있다. 경찰의 직급 상향과 근무여건 개선, 수사권 독립 등은 모두 법을 바꿔야 가능하다. 경찰 내부에선 경찰 4조2교대 확대, 하위직 정년 퇴임자에 대한 예우책 마련, 위험수당 현실화 등 경찰 처우 개선에 신임 청장이 성과를 내길 기대하고 있다.

다음달 열리는 정기국회가 이 청장의 첫 시험대다. 한 경찰 고위 간부는 “경찰청장은 예산, 인력 등을 국회로부터 받아와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정치력이 필요한 자리”라며 “20대 국회에선 과반수인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장 임명 과정에서 야당이 등을 돌린 점이 부담이다. 야당에선 이 청장의 음주운전 파문이 불거진 이후 “경찰청장으로 임무를 수행하기에 심각한 결격 사유가 있다(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며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우 수석 사태와 맞물려 정치적인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택순 전 청장은 2007년 한화 고위 인사와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회에서 퇴진하라는 압박을 심하게 받았다”며 “사건 이후 2008년까지 임기를 마치긴 했지만 국회가 등을 돌리면서 사실상 업무가 마비됐다”고 말했다.

민생 치안에 반드시 필요한 범죄예방기반조성법이나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 등도 야당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청 관계자는 “묻지마 살인범 등 우범자를 관리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경찰관직무집행법이나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 등이 야당의 반대에 직면할 수 있어 걱정된다”고 했다.

경찰 수사권 독립 현실화될까

수사권 독립은 경찰의 숙원이다. 진경준 전 검사장, 홍만표 변호사 등을 통해 각종 검찰 비리가 드러나면서 검찰 권력을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검찰은 기소권, 경찰은 수사권’이라는 경찰 측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내년 하반기 대통령선거 국면에 들어서면 검찰 개혁과 검·경 수사권 분리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찰로서는 수사권 독립을 거머쥘 수 있는 ‘골든타임’인 셈이다.

경찰 조직에는 검찰로부터 수사권 독립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트라우마’가 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는 경찰 수장 비리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역대 경찰청장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수사권 독립을 주장한 허준영 전 청장(12대)과 조현오 전 청장(16대) 모두 불명예 퇴진했다. 허 전 청장은 2005년 1월 취임한 이후 상위 기관인 검찰에 대해 ‘수사권 조정은 타협할 문제가 아니다’며 직격탄을 날리곤 했다. 하지만 그해 12월 세계무역기구(WTO) 쌀 협상 국회 비준에 반대하는 집회를 과잉 진압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는 코레일 사장 시절 서울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과정에서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달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조 전 청장도 2010년 8월 청장에 오른 뒤 “이제는 검찰을 통제해야 할 때”라고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경찰청에 범죄정보과를 신설해 검사 비리를 수집하고 내사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조 전 청장은 경기 수원의 2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현재 수뢰 혐의로 항소심(1심 무죄) 재판을 받고 있다.

첫 경찰대 출신 경찰청장이었던 강신명 전 청장은 경찰의 수사권 분리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내부의 비판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강 전 청장은 경찰의 치안 시스템과 각종 법령을 정비하며 내실을 다졌지만 경찰의 ‘숙원’인 수사권 분리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해 내부 구성원들로부터 박한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신임 청장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인사청문회 서면 질의에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사가 담당하는 경·검 수사기소 분리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답했지만 실천 의지가 얼마나 강할지는 불투명하다. 한 경찰관은 “경찰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차단하는 게 경찰청장에게 필요한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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