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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Success Story] 갈상완 제노자임 사장(경남과기대 교수) "동충하초 활용한 기능성 미백 발효화장품…중국 시장에 도전장"

입력 2016-08-25 18:02:21 | 수정 2016-08-25 18:02:21 | 지면정보 2016-08-26 B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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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훈의 기업인탐구

항노화 연구만 15년

미국서 생긴 검버섯 점점 커져
미백·안티에이징 화장품 연구
기미·검버섯 분해돕는 미생물
동충하초에서 찾아 상품화

경남과기대 제자들과 합심

2004년 대학 내 벤처로 출발
작년 법인 ㈜제노자임 설립
올 보베오 화장품 본격 생산
미국·대만 등지서 제품 문의
경남 진주 남강변에 자리 잡은 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 이곳에는 수십개 바이오기업이 있다. 제노자임도 그중 하나다. 경남과학기술대 제약공학과에 재직 중인 갈상완 교수(56)가 창업한 업체다. 그는 제자 5명과 함께 일하고 있다. ‘기능성 발효화장품’을 15년째 연구 중인 그를 만났다.

갈상완 제노자임 사장(경남과기대 교수·가운데)가 경남 진주 소재 대학실험실에서 제자들과 멜라닌 분해 실험을 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기사 이미지 보기

갈상완 제노자임 사장(경남과기대 교수·가운데)가 경남 진주 소재 대학실험실에서 제자들과 멜라닌 분해 실험을 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경남과학기술대 제약공학과(당시 진주산업대 미생물공학과)에 재직 중인 갈상완 교수에게 미국 대학 초청장이 날아든 것은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8년이었다. 부임한 지 2년이 되는 해였다. 그의 나이 39세. 미국 텍사스의대(UTMB)에서 초청장과 함께 급여로 8만달러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텍사스의대는 ‘항노화(anti-aging)’ 연구에 관심이 많았다. 갈 교수가 이 연구의 적임자 중 한 명이라고 판단했다. 갈 교수 역시 미국에서 폭넓은 연구를 하고 싶었다. 까다로운 초청 조건을 충족한 뒤 어렵사리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갈 교수는 미국에서 몇 가지 실험을 했다.

그중에는 젊은 사람과 나이 많은 사람의 유전자 발현 양상을 비교해 △젊음을 유지하는 유전자가 뭔지 △빨리 늙게 하는 유전자가 뭔지 △노화를 억제할 수 있는 유전자가 뭔지 △어떻게 하면 항노화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실험도 들어 있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항노화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갈 교수는 그곳에서 항노화와 관련한 단서 하나를 포착했다. 그는 “연구 기간 안에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 노화와 관련한 몇몇 발현 유전자의 차이를 확인했다”며 “그중에 두드러진 것이 ‘필라민(filamin)’이라는 근육 섬유 단백질이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이 단백질은 10세 정도 소년에게서 발현하는데 60세 노인에게서는 거의 관찰할 수 없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에 힘이 없어지고 흐물흐물해지는 이유가 거기 있다고 봤다.

이 자료를 보물처럼 끌어안고 2년 만에 귀국했다. 귀국 후 미국에서 못다한 실험을 계속하려고 했으나 여러 여건 때문에 항노화와 관련한 신약 개발에 나설 형편이 되지 않았다. 대신 안티에이징 화장품과 기능성 식품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미생물을 바탕으로 이를 연구했다. 버섯에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였다. 상황버섯 진액이 항암 효과가 좋다고 버섯농가가 하나둘 재배하기 시작했다. 새송이버섯도 인기를 끌었다.

갈 교수는 식용버섯에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타진했다. 그의 얼굴 오른쪽 뺨 한가운데 동전만한 검버섯이 있었다. 텍사스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생활해서 생긴 듯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검버섯이 귀국 후 점점 심해져 보기가 흉할 정도였다. ‘이것을 없앨 수는 없을까.’

미백화장품을 연구하는 계기가 됐다. 2001년 겨울 방학 때부터 미백화장품 관련 국제 논문을 수없이 읽고 실험을 시작했다. 그는 미생물에서 유전자를 찾아내 그것을 발현시켜 단백질로 만들어 기능을 보는 실험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미생물에서 유전자를 찾는 데는 자신이 있었다. 미생물에서 기미 분해 미생물을 찾아 자기 얼굴에 있는 검버섯을 없애겠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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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대학 내 벤처로 제노자임을 창업했다. 유전자(gene)와 효소(enzyme)에서 따온 사명이다. 사장으로 취임했다. 대학 내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했다. 제자들과 기미 분해 성분을 찾아 화장품을 개발하는 꿈을 품고 출범했다. 이들은 기미 분해 미생물을 찾는 실험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개인회사를 지난해 법인으로 출범시켰다. 회사명은 동명의 (주)제노자임이다. 법인 전환 후 올해 초 ‘보베오 화장품’을 선보였다. 그는 “기존 미백화장품은 기미 합성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지만 우리 제품은 기미 억제는 물론 이미 생긴 기미나 검버섯의 분해를 돕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가 미백 기능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동충하초에서였다. 동충하초는 겨울에는 충(蟲)이지만 여름에는 초(草)의 형태로 생활사가 진행된다. 갈 사장은 “동충하초의 숙주는 대부분 까만 몸을 하고 있는 장수하늘소나 딱정벌레들인데 이들의 몸통 껍질은 멜라닌 층으로 돼 있다”며 “동충하초 포자가 충의 몸에 앉으면 충의 멜라닌 층을 통과해 몸속에서 겨울을 지내야 하는데 수많은 실험 결과 동충하초가 멜라닌을 분해하는 능력이 있는 것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충하초에 멜라닌을 넣어 30일간 발효시키면 멜라닌이 분해됐다”고 덧붙였다. 갈 사장은 “기미가 바로 멜라닌”이라고 설명했다. 새송이 느타리버섯도 동충하초의 50% 정도 멜라닌 분해력이 관찰됐다고 덧붙였다.

갈 사장은 “이 발효 원료를 미국 ‘국제화장품원료집(ICID)’에 신원료로 등재했다”고 설명했다. 이 원료를 바탕으로 제품을 출시한 게 ‘보베오(VOVEO)’ 화장품이다. 라틴어로 ‘간절히 원하다’라는 뜻이다. 기초화장품으로 스킨 앰플, 에센스, 크림 등을 내놓았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스스로 모르모토 역할을 했다. 자신의 얼굴과 팔뚝이 실험 대상이 됐다.

갈 사장은 우연한 기회에 작년 7월 서린바이오사이언스 경영진을 만나 사업 내용을 소개했고 이 회사에서 10억원을 투자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제품을 내놓았다. 그는 “화장품 완제품 회사에서 원료를 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제수 대신 미백 기능의 발효 원료를 충분히 담은 제품으로 승부를 걸기 위해서다. 갈 사장은 “스킨 앰플에는 발효 원액이 90% 이상, 에센스는 80% 이상, 크림은 60% 이상 함유돼 있다”며 “미백 기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본인이 발견한 곰팡이를 바탕으로 제2의 제품도 기획하고 있다. 그의 사업역정 뒤에는 든든한 원군이 있다. 바로 부인과 제자들이다. 갈 사장은 교수 월급과 강연료를 사업에 모두 쏟아붓고 오랫동안 한푼도 가계에 보탬을 주지 못했지만 부인은 한결같이 남편을 응원했다. 부인은 중등학교 음악교사직을 그만두고 제노자임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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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사장은 “미국 대만 싱가포르 이란 등지에서 제품 문의가 오고 있어 시제품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강점은 ‘도전정신’과 ‘끈질김’이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수십 번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보베오는 이제 시작이다. 갈 사장의 꿈은 원대하다.

그는 “미백 제품을 선호하는 아시아인들에게 보베오가 화장품의 보배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특히 거대 시장 중국에서 승부수를 던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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