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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구안 기대이하"…한진해운 법정관리 가나

입력 2016-08-25 18:09:58 | 수정 2016-08-26 03:44:43 | 지면정보 2016-08-26 A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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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사재 출연 빠져
5000억원 초반대 자구안으론 자금 부족 메우기엔 태부족

26일 보완해 다시 제출 안하면 기존 자구안으로 채권단 회의
승인 못 받으면 내달 법정관리
한진그룹이 25일 한진해운에 대한 5000억원대 초반의 자구계획안을 제출했지만 산업은행이 반려함에 따라 사실상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은행이 한진그룹에 자구안을 보완할 시간을 여러차례 줬지만 채권단 요구 수준(2년간 약 1조원)과 자구안 규모(5000억원대 초반) 간 차이가 커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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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요구에 꿈쩍않는 한진그룹

한진그룹이 기존 자구안을 크게 수정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진해운 대주주인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1000%에 달해 지원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진해운은 용선료, 항만이용료, 컨테이너 리스료, 유류비 등의 연체액도 7000억원에 육박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보통 유류비가 연체되면 선박유 공급업체들이 바로 선박을 억류하는 것이 관례”라며 “한진해운 대주주인 대한항공이 주요 고객사인 점을 감안해 억류를 미루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25일 오전 자구안을 수정할 기회를 줬지만 개선 조짐이 없었고 이날 오후에도 마찬가지였다”며 “한진그룹이 마지막으로 획기적인 자구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오는 9월4일 자율협약 기간 만료 이후 채권단은 담보권 행사 등 법적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양호, 한진해운 포기하나

한진그룹이 제출한 자구안이 채권단 요구 수준(약 1조원)에 턱없이 모자라고 조양호 회장의 사재출연도 빠져 있어 조 회장이 한진해운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초 조 회장은 200억~300억원 수준의 사재출연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자구안에는 사재출연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회장은 그동안 한진해운을 살리기 위해 2조원가량을 투입했지만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해운경기 회복 전망도 불투명해 추가로 자금을 지원한다고 해도 한진해운이 회생한다는 보장이 없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최근 대한항공 이사회에서 “대한항공을 망가뜨리면서까지 한진해운을 지킬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해운업 불황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지난 2분기 머스크, 하파그로이드, 일본 3대 선사 MOL, NYK, K라인 등 세계 주요 컨테이너선사 대부분이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도 한진해운의 회생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조 회장이 그렇다고 해운업을 아예 포기한 것은 아니다. 한진해운은 지난 6월 이사회를 열고 중국, 일본 노선 4개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 노선 4개 등 총 8개 노선 영업권을 계열사인 (주)한진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주)한진은 법정관리에 들어갈 확률이 높은 한진해운의 일부 자산을 추가로 인수해 아시아노선에서 활동하는 중견 해운사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해운동맹, 화주, 회사채 투자자 ‘비상’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존 화주들도 불안해하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이후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가 가중되면서 LG그룹의 범한판토스를 비롯한 일부 계열사와 한국타이어그룹 등이 현대상선으로 거래처를 옮겼다. 수출 물량을 주로 한진해운에 의존해온 삼성그룹 역시 최근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컨테이너선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세계 선주들이 선박을 압류해 컨테이너화물 수송에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크다. 한진해운이 활동하고 있는 글로벌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인 ‘CKYHE’ 소속 해운사들도 한진해운의 운송 차질에 대비해 대체 컨테이너 확보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회사채 투자자인 전국 단위 농협과 신협 등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회수할 자산이 거의 없어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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