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한진해운 5000억대 자구안  받자마자 '퇴짜'
한진그룹이 한진해운을 살리기 위해 5000억원대 초반의 자금을 마련한다는 자구안을 25일 제출했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미흡하다’며 즉각 반려했다. 자구안이 향후 2년간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자금부족액을 메우기에 턱없이 모자란다는 이유에서다.

한진그룹은 이날 △대한항공 유상증자 4000억원 △미국 롱비치터미널의 미래 매출채권 유동화 △대한항공 지분(33.23%) 감자 허용 등을 포함한 한진해운 자구안을 산업은행에 냈다. 한진해운의 주요 용선주인 캐나다 시스팬의 동의를 전제로 용선료(선박 임차료)를 27.4%가량 낮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 출연은 들어가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자구안이 기대 수준에 크게 못 미쳐 채권단 동의 절차를 밟기 어렵다”며 26일 오전까지 자구안을 보완해 다시 내라고 한진그룹에 요구했다. 채권단은 한진그룹이 자구안을 다시 내지 않으면 기존 자구안을 26일 오후 채권단 회의에 올려 승인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그 경우 채권단은 자구안을 승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자구안이 채권단 승인을 받지 못하면 한진해운은 자율협약이 만료되는 다음달 4일 이후 법정관리에 들어갈 공산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안대규/이태명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