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환경 탓하기 전에 환경을 바꿔보자
부엌에서 고기 굽는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냄새를 맡는 순간 살을 빼겠다는 굳은 결심이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라는 의사의 충고 따위는 잊는다.

누군가의 비밀을 말하지 않아야겠다고 굳게 다짐한 것도 순식간에 무너지곤 한다. 충동적으로 비밀을 누설해 문제를 일으키고는 깊이 후회한다. 왜 우리는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행동할까.

경영 컨설턴트 마셜 골드스미스는 《트리거》에서 우리를 뒤흔드는 심리적 방아쇠 ‘트리거(trigger)’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트리거는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심리적 자극이다. 사람, 사건, 환경 등 모두 트리거가 될 수 있으며 예기치 않게 나타나기도 한다.

리더십 전문가인 골드스미스는 구글, 보잉 등 세계적인 기업 120여곳의 컨설팅을 했다. 그의 1회 강의료는 25만달러(약 2억5000만원)에 달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스스로의 행동을 변화시켜 진정 자신이 원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트리거를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트리거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인이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만큼 어려운 과제는 없다. 변화를 피할 구실을 찾아내 변명하고 합리화하는 데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트리거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저자는 이를 ‘능동적 질문’에서 찾는다. 회사가 직원들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다면 “당신에게는 명확한 목표가 있습니까”보다 “당신은 스스로 명확한 목표를 세우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까”라고 묻는 게 더 좋다. 전자는 현재의 마음 상태를 묻는 것에 불과하지만, 후자는 최선을 다하는 행동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에게도 이런 능동적 질문을 던지는 게 중요하다. 저자는 “환경에 의해 변하기 전에 환경을 먼저 변화시키고 100% 집중하면 우리 자신이 변화의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