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청약 1순위 ‘완판’ 단지가 나오는 등 의정부 주택시장 회복세가 뚜렷하다.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최고 6000만원의 웃돈이 붙은 의정부 민락2지구에서 아파트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김하나 기자
7년 만에 청약 1순위 ‘완판’ 단지가 나오는 등 의정부 주택시장 회복세가 뚜렷하다. 전매제한이 풀리면서 최고 6000만원의 웃돈이 붙은 의정부 민락2지구에서 아파트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김하나 기자
금융위기 뒤 수도권 내 대표적인 ‘미분양 늪’ 지역으로 꼽히던 의정부 주택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7년 만에 처음으로 청약 1순위 ‘완판(완전 판매)’ 단지가 나온 데 이어 땅이 팔리지 않아 한때 골칫덩이로 전락한 민락2지구 일부 아파트 분양권에는 최고 6000만원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었다.

서울·수도권 주택경기가 활기를 띠는 상황에서 교통 소외지역인 의정부 일대에 민자고속도로, 광역급행철도 등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는 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월 집값 상승률, 경기권 3위

'미분양 단골' 의정부의 해뜰날…민락2지구 웃돈 최고 6000만원
의정부 집값은 외곽순환도로 의정부IC가 개통된 뒤 2008년 3.3㎡당 평균 860만원(부동산114 조사)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그해 금융위기와 함께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에 들어가면서 의정부 주택시장 하락세도 이어졌다. 2014년 6월 3.3㎡당 평균 718만원까지 떨어졌다.

그랬던 의정부 집값이 올 들어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달 현재 3.3㎡당 평균 776만원까지 회복했다. 2년 남짓한 기간에 8% 이상 올랐다. 지난달에는 전월 대비 집값 상승률(1.04%)이 과천(1.74%), 안양(1.07%)에 이어 경기도 기초단체 중 3위에 올랐다. 경기도 평균 상승률 0.4%보다 훨씬 높았다.

의정부 용현동 송산주공1단지 전용면적 59㎡는 지난해 4월 1억5500만원(14층·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거래됐으나 올 4월에는 1억9800만원(13층)에 팔렸다. 1년 만에 4300만원 뛰었다. 상승률이 27%에 이른다. 지난해 2억6000만~2억7000만원에 팔린 금오동 신도브래뉴 2차 전용 84㎡도 지난 6월 3억원을 넘어섰다.

◆민락2 분양권 웃돈 최고 6000만원

'미분양 단골' 의정부의 해뜰날…민락2지구 웃돈 최고 6000만원
한때 ‘미분양 무덤’으로까지 불린 의정부 민락2지구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분양권에 평균 3000만~4000만원 안팎의 웃돈이 붙었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민락2지구 호반 1차(분양가 3억원)는 평균 3000만~4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된다”며 “동과 층이 좋은 가구는 최고 6000만원까지 호가가 뛰었다”고 말했다.

의정부 아파트 거래량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만557건이 거래돼 7년 만에 거래량 1만건을 넘었다. 미분양 물량도 계속 줄어 지난 6월 말 현재 78가구만 남았다. 12년 만에 가장 많은 4522가구가 지난해 분양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4723가구가 분양한 것을 감안하면 분양 호황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난 3월에는 ‘의정부 롯데캐슬 골드파크’가 평균 5.1 대 1의 청약 경쟁률로, 의정부에서 7년 만에 전 평형 1순위 마감 기록을 세웠다. 오는 10월 전매제한 해제를 앞두고 3000만원 내외의 웃돈이 붙은 상태다.

◆잇따라 뚫리는 교통망

의정부 주택시장이 이처럼 반전의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교통 호재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장암역~의정부를 거쳐 양주 옥정지구를 연결하는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선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내년 6월에는 구리~포천 간 민자고속도로가 완공된다.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C노선(의정부~군포 금정)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이들 도로와 철도가 개통되면 서울을 오가는 교통 여건이 크게 좋아질 전망이다. 의정부시는 산곡동 일대 62만㎡에 신세계 프리미엄아울렛 및 YG글로벌 K팝 클러스터, 뽀로로테마파크 등이 들어서는 관광, 문화, 쇼핑 복합단지(리듬시티)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의정부 안에서 상당 기간 새 아파트 공급이 없었던 것도 분양시장 호황의 배경으로 꼽힌다. 2004~2014년까지 10년간 분양물량이 1만4493가구에 그쳤다. 인근 남양주(6만1652가구)의 4분의 1 수준이다.

소외지역으로 전락하면서 집값이 저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의정부 평균 집값은 3.3㎡당 776만원, 전셋값은 613만원 수준이다. 의정부와 맞닿은 서울 도봉구의 3.3㎡당 평균 전셋값이 829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크게 낮은 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외곽순환도로 개통 이후 이렇다 할 개발 재료가 없던 의정부에 광역 교통망 건설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민간공원 특례 지원을 통한 기존 도심 재생사업이 활발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원 특례사업으로 분양

의정부 주요 택지지구 중 하나인 민락2지구 아파트는 공급이 마무리됐다. 개발 중인 고산지구 아파트 분양은 내년 이후에 가능할 전망이다.

의정부에서는 하반기에 민간공원 특례 사업으로 2개 단지가 공급될 예정이다. 추동공원 1블록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전용 59~124㎡ 1773가구를 분양한다. 대림산업은 2블록에서 전용 59~124㎡ ‘e편한세상 추동공원’을 1561가구 내놓을 계획이다. 도시공원 부지의 일부에 아파트를 짓고 나머지 공간을 생태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공공기여)하는 방식이다. 추동공원은 71만㎡ 규모로 축구경기장 99배 넓이다.

의정부=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