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제약회사 바이엘과 미국 농업생물공학기업 몬산토의 합병협상이 곧 합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두 기업이 합병하면 세계 최대 농화학기업이 탄생한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현지시간) 바이엘과 몬산토가 가격을 비롯한 인수조건에서 상당한 합의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베르너 바우만 바이엘 최고경영자(CEO)와 휴 그랜트 몬산토 CEO는 합병을 위해 최근 몇 주 동안 여러 차례 회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엘과 몬산토의 인수협상은 이르면 2주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엘은 지난 5월 몬산토를 620억달러(약 70조원·주당 122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당시 몬산토는 인수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며 거절했다. 바이엘은 다시 인수가를 주당 125달러로 제시했지만 몬산토는 또다시 거부했다.

컨설팅업체 샌퍼드번스타인은 바이엘이 몬산토의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인수가를 주당 135달러 이상으로 올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몬산토 주가는 이날 기준 107.10달러다. 인수협상이 마무리되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미국 반독점 규제당국에서 합병건을 조사할 예정이다.

관건은 농화학시장 경쟁을 침해하는가에 달려 있다. 바이엘 측은 올초 자사와 몬산토가 매우 보완적인 제품라인을 갖추고 세계 각국에 골고루 사업을 벌이고 있어 합병이 경쟁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반독점당국에서 승인받기 위해 바이엘과 몬산토가 소규모 사업부를 매각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사에는 최소 6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글로벌 농업화학업계에서는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 압박으로 합병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화학기업 다우케미칼과 경쟁사 듀폰은 지난해 12월 합병에 합의하고 반독점당국의 승인을 받기 위해 몬산토급 자산 규모의 기업 3개로 분사했다. 중국화공그룹(켐차이나)은 스위스 농화학업체 신젠타 인수건과 관련해 지난 22일 미국 반독점당국의 심사를 통과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