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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정치인의 도덕적 해이 부추기는 '청년수당'

입력 2016-08-24 17:37:03 | 수정 2016-08-24 23:01:59 | 지면정보 2016-08-25 A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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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에 호소하는 지자체 청년수당
지속될 수 없는 비효율적 복지배분
정치적 이익 위해 공익 훼손 안돼"

변양규 <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연구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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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청년활동지원사업’ 문제가 결국 법정으로 가게 됐다. ‘청년수당’이라 불리는 이 사업을 박원순 시장이 강행하려 하자 작년 11월 보건복지부는 사회보장기본법에 따라 협의를 요구했다. 이후 보건복지부와 서울시 간 논의가 있었지만 대상자 선정 기준이나 지급항목 등의 문제점으로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30일 최종적으로 부동의 의견을 제출했다. 서울시는 대상자 선정을 강행하고 지난 3일 현금을 지급하는 강수를 뒀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직권취소 결정했다. 일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서울시는 지난 19일 대법원에 보건복지부의 직권취소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진행상황을 살펴보면 모두 절차상 위법 여부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오해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청년수당이 청년실업정책이라기보다는 복지정책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사회보장기본법의 협의·조정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했고 이를 위반한 청년수당을 직권취소한 것은 정당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절차상의 문제를 다투기 이전에 청년수당이 국가적 관점에서 복지재정의 효율적 배분기준을 충족하는지, 그리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지속 가능한지 여부 등을 우선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서울시는 지방자치단체의 사업을 중단시킬 만큼 합당한 사유가 없기 때문에 보건복지부의 직권취소 결정은 중앙정부의 월권행위라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직권취소 처분으로 청년들이 입는 정신적·경제적 피해는 크지만 그로 인해 얻는 공익은 미미하거나 불명확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필자는 오히려 그 반대라고 생각한다. 청년층의 정신적·경제적 피해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직 시작하지도 않은 정책으로 인해 청년층이 입을 정신적·경제적 피해는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 더욱이 논란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판단에 근거해 사업을 강행한 서울시가 정신적·경제적 피해의 원인이기 때문에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에 서울시가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사업을 철회해야 한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사업 강행으로발생할 공익훼손이 엄청나다는 점이다. 2016년 보건·복지·노동 분야에 투입되는 중앙정부 예산은 123조원으로 전체 예산의 32%에 가깝고 지난 몇 년간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이제 저출산·고령화 영향이 본격화하면 정부예산의 절반을 복지예산이 차지하는 날도 머지않을 전망이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보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사회보장사업은 약 187개에 달한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시·도 지역사회보장계획에도 무려 806개의 사업이 있다. 누가 누굴 위해 무엇을 하는지 아무도 모를 정도로 복지정책의 비효율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치적 판단에 의한 선심성 사업은 공익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서울시의 청년수당처럼 청년의 구직활동의무를 구체화하지 않은 정책은 비효율성만 더할 뿐이다. 왜 유럽국가들이 상호의무주의에 근거해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에게만 지원을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또 일부에서는 프랑스의 ‘휴가향유권’까지 거론하면서 청년수당 필요성을 감성에 호소했다. 누구라도 이 폭염 속에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청년층을 돕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냉정해져야 한다. 이런 문제를 감성적으로 접근하면 표만 바라보는 정치인들이 너도나도 비슷한 사업을 벌일 것이 명약관화하며 정치인의 도덕적 해이를 지원하는 것에 불과하다. 정치인의 도덕적 해이로는 지속가능한 복지체계를 달성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청년수당으로 청년층의 도덕적 해이를 우려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우려해야 하는 것은 청년의 도덕적 해이가 아니라 정치인의 도덕적 해이다.

변양규 <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연구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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