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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칼럼] 기업 경쟁력 살릴 합리적 보상체계

입력 2016-08-24 17:40:06 | 수정 2016-08-24 19:58:24 | 지면정보 2016-08-25 A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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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연봉에 반영되고 성적에 책임지는 야구처럼
회계수치로 평가되는 경영 성적

성과와 보상의 연계는 위기극복에도 효과적
공정한 성과측정과 합리적 보상체계 정착돼야 기업경쟁력 살아난다"

이만우 < 고려대 교수·경영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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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열기가 뜨겁다. 신생팀 Kt 위즈를 제외한 나머지 9팀의 승률은 6할4푼부터 4할4푼까지로 엇비슷하다. 야구는 단체종목 탈을 썼지만 실질 틀은 개인종목이다. 타석에 들어서는 타자와 수비 포지션의 투수·포수·야수 모두 독립채산이다. 홈런, 타점, 득점, 도루, 타율, 출루율 등 공격 포인트와 자책점, 실책, 보살 등 수비 성적이 빠짐없이 기록돼 어김없이 연봉에 반영된다. 신참도 죽을힘을 다하면 단기간에 주전으로 올라선다.

야구공은 작고 이동속도가 빠르다. 길고 묵직한 방망이로 타격하기 때문에 구속·구질 및 타격 타이밍에 따라 변화가 무쌍하다. 수비 시프트도 자주 걸려 방향과 속도가 같은 타구도 안타와 플라이로 운명이 갈린다. 다른 종목에 비해 연승이 어려워 LG가 5168일 만에 달성한 9연승은 5할 평균 승률을 가정하면 500분의 1 확률이다. 감독은 훈련 및 선수 기용에 전권을 행사하는 대신 성적에 대해서는 무한책임을 진다.

기업 경영 성적은 회계 수치로 평가된다. 대우조선 사태의 화근은 회계 부정으로 조작한 가짜 성적표다. 외부감사를 맡은 회계법인도 속아 넘어갔다. 산업은행 회장이 대통령과의 담판으로 대우조선 사장 연임을 저지했다는 무용담은 정말 기가 막힌다. 상장회사 대표이사 거취를 상법에서 정한 이사회를 제치고 대통령이 정했다는 것이다. 수많은 국내외 주주로부터 어떤 소송이 제기될지 짐작도 어렵다.

자본금이 모두 증발한 파산 상태를 흑자로 둔갑시켜 배당을 뿌리고 성과급을 나눠 먹었다. 외부감사 제도도 도마에 올랐다. 2013년 3월 계약기간 3년이 끝난 대우조선의 감사를 따내려는 회계법인의 경쟁은 치열했다. 전직 관료 출신인 회계법인 고문이 강만수 산업은행 회장과의 인연으로 계약을 따낸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안진회계법인이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금 보면 정말로 전복위화(轉福爲禍)다.

1970년대 말까지는 소속 공인회계사 인원 수를 기준으로 감사업무를 배정했다. 그러나 조직화한 대형 법인이 표를 몰아 당선시킨 공인회계사회 회장을 앞세워 자유수임제로 바꿨다. 배정제로는 감사제도 발전이 어렵다는 이유였다. 일감을 잃은 중소 법인이 회장 불신임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대형 법인이 전직 관료를 대거 영입해 감사계약을 독식하자 이에 맞서는 저가 수임이 횡행했다. 선진국에서는 사외이사 중심의 감사위원회가 외부감사를 선임하고 직접 감독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감사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부족하고, 전·현직 관료의 입김이 막강하다. 회계 투명성 확보를 위한 감사수임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휴대폰 경쟁은 국제적 빅매치다. 아이폰 등장 초기에는 애플의 승률이 높았다. 그러나 갤럭시 시리즈가 연달아 성공하면서 삼성 우위로 돌아섰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7은 결정타다. 삼성은 현장 개발자의 재량권을 확대하고 직원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용했다. 성과에 대한 어김없는 보상체계로 현장의 사기를 북돋았다.

삼성전자 주가는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갤노트7을 통해 홍채 정보를 등록하면 신한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가 금융정보 조회가 가능한 서비스를 개시한다. 애플과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경쟁도 22.7 대 11.8로 더블 스코어다. 협력업체 매출도 함께 증가해 동반성장 성과도 높다.

성과와 보상의 철저한 연계는 위기극복에도 효과적이다. 매출이 격감하는 위기상황에서 성과급을 낮추는 원가절감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공기업과 금융공기업이 관리하는 기업의 성과급 비중을 높여야 한다. 야구와 같이 공정한 성과 측정과 합리적 보상체계가 정착돼야 기업 경쟁력이 살아난다.

프로야구 성공에는 풍부한 2군 선수 자원이 든든한 버팀목이다. 모델 체인지 속도가 빨라지는 휴대폰의 경우 젊은 고객의 취향을 맞추기 위한 아이디어 개발이 생사를 가른다. 삼성전자도 늘어난 이익을 청년 채용에 더 많이 투입해 국가대표 기업의 진면목을 보여줘야 한다.

이만우 < 고려대 교수·경영학 leemm@korea.a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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