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김상곤·이종걸·추미애 후보(기호순)가 23일 과거 행적을 놓고 난타전을 벌였다.

이날 CBS라디오 방송 토론회에 참석한 당권 주자들은 경선이 여론의 큰 주목을 받지 못하자 정책 이슈나 당 대표로서 비전을 보여주기보다는 과거 들추기와 막말 공방을 벌이고 있다.

김 후보와 추 후보는 ‘문재인 마케팅’이란 단어를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쳤다. 김 후보가 “추 후보가 문재인 마케팅을 하는데”라고 운을 떼자 추 후보는 “한 번도 문재인 마케팅을 한 적이 없다. 문재인 마케팅을 한 것은 김 후보”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2009년 ‘노동법 날치기 논란’을 거론하며 “반성할 생각이 없느냐”고 추궁하자 추 후보는 “당시 남긴 속기록을 읽어보고 나오라 했는데 안 읽어보고 딴 말씀 하신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 후보 역시 추 후보의 문재인 마케팅을 지적하자 추 후보는 “나를 조롱하고 비하하는 건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며 “5초 드리겠다. 사과하라”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사과 대신 “지금 추 의원님 이름을 ‘추사과’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며 “도대체 왜 이렇게 사과를 많이 꺼내냐”고 비아냥거렸다. 이 후보는 김 후보에게도 “참혹한 친문(친문재인) 일색의 시·도당위원장이 나온 것의 가장 결정적 배경은 바로 혁신위원회 의결”이라며 혁신위원장을 지낸 김 후보를 겨냥했다. 김 후보는 “계파주의 갈등을 해소하는 방향에서 혁신안이 만들어졌고 그 성과로 4·13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왔는데 수도권을 다 친문이라고 규정하는 건 일방적 규정”이라고 맞받았다.

추 후보는 이 후보가 원내대표 시절이던 지난해 말 안철수 전 대표의 혁신전당대회 수용을 요구하며 당무를 거부한 일을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 관련 5법을 밀어붙이려던 시기에 당무를 거부하고 우아하게 ‘통합여행’이라고 변명한 것에 대해 노동자들에게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이어 “이 후보는 지난해 ‘습관성 당무 거부’를 했는데 당 대표가 되면 어떻게 하려고 그러느냐”고 지적하자, 이 후보는 노동법 통과 당시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정했는데 당론이 추 후보의 생각과 달랐다는 말을 들었다”며 추 후보의 날치기 통과 의혹을 제기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