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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맥] 위변조·해킹 막는 '블록체인' 기반해야 4차 산업혁명 선도

입력 2016-08-23 18:28:47 | 수정 2016-08-23 20:29:53 | 지면정보 2016-08-24 A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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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장애물 제거할 '블록체인'

거래내역을 모두에게 공개·대조하는 인증…'비트코인'에 적용
금융거래 보안에 필수…IoT, 자율주행차 등 미래산업의 기반
아직 글로벌 기술표준은 없어…한국 주도 표준화그룹 주목

이영환 < W3C 블록체인CG 공동의장 /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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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이 지난달 재미있는 보고서를 펴냈다. 국내총생산(GDP)의 30%에 해당하는 정부 채권을 ‘블록체인(blockchain security technology)’ 기반 디지털 화폐로 발행하면 실질이자율 하락, 조세 왜곡 개선, 거래비용 감소 등의 효과로 GDP가 영구히 3% 늘어나고, 중앙은행의 경기 안정 기능 또한 높아질 것이라는 내용이다. 또 다른 보고서에서 영국 정부는 “블록체인은 권리장전(Magna Carta)을 새로 창조하는 것만큼이나 중차대한 사건으로 기록될 만큼 그 영향력이 지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블록체인이 산업적 기초를 다시 다질 수 있을 만큼의 중요한 기반 기술이라는 뜻이다.

잉글랜드은행뿐만 아니다. 디지털 비즈니스 전략가인 단 탭스콧은 지난달 하버드비즈니스 리뷰(HBR) 기고에서 “향후 10년간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자동차보다 더 많은 변화를 인류에게 가져다줄 기술”로 블록체인을 꼽았다. 또 세계경제포럼(WEF)은 내년까지 세계 은행의 80%가 블록체인을 이용한 장부시스템을 개발할 것으로 전망하며 차세대 금융시스템의 핵심으로 블록체인을 내세웠다. 다보스포럼은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 7대 기반기술로 블록체인을 꼽은 바 있다.

도대체 블록체인이 무엇이기에 이렇듯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을까. 예를 들어 설명해보자. 옛날 갑돌이와 갑순이가 한마을에 살았다. 갑돌이는 갑순이의 밭을 200냥에 사기로 합의하고 같은 마을에 사는 순돌이를 증인으로 세워 둘만의 계약서를 작성했다. 갑돌이는 계약 때 갑순이에게 100냥을 주고 잔금은 열흘 후에 치르기로 했다.

여기서 길동이가 나타난다. 갑순이는 300냥을 주겠다는 길동이에게 밭을 넘기고 갑돌이와의 계약 증인인 순돌이를 50냥에 매수한다. 열흘 뒤 나머지 100냥의 돈을 갖고 나타난 갑돌이는 일이 틀어졌음을 안다. 갑순이가 자신과의 계약을 내팽개치고 돈을 더 주겠다는 길동이에게 밭을 넘겼으며 갑돌이 자신과의 거래 계약 자체도 부정한 것이다. 증인인 순돌이도 매수돼 계약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 더군다나 갑순이가 계약서에 찍은 것은 막도장이었다. 갑돌이는 꼼짝없이 100냥을 잃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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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를 공개해 지키는 보안체계

이런 경우를 막기 위해 생긴 것이 인감(印鑑)제도다. 인감제도는 중앙집중식 인증 관리 제도다. 인감은 국가기관이 관리하고 그 효력을 보증한다. 이와 다른 해결책은 마을 사람 전체를 증인으로 세우는 방법이다. 마을 사람 전체가 거래의 존재를 알게 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갑순이가 마을 사람 반 이상을 매수하지 못하면 갑순이의 사기 거래는 생길 수 없다. 이처럼 모든 거래 계약에 대해서 모든 사람이 거래장부를 관리한다면 장부의 위변조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것이 블록체인이란 기술로 대표적인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에 적용돼 있다.

이 방식으로 거래할 때 본인을 인증하는 것은 우리가 흔히 쓰는 공인인증서 시스템과 비슷하다. 갑순이가 갑순이임을 인증하는 키를 발행하는 것이다. 우리가 쓰는 공인인증서와의 차이는 공인인증서가 ‘인증키’를 하나만 사용하는 대칭형인 반면, 블록체인은 ‘공공키’와 ‘개인키’ 두 개를 사용하는 비대칭형이라는 점이다. 공인인증서는 갑돌이가 갖고 있는 것과 금융기관이 갖고 있는 것이 같다. 블록체인에서는 갑돌이의 공공키는 모두에게 공개되지만 갑돌이의 개인키는 갑돌이만 갖고 있다. 따라서 금융기관에서 관리하는 공공키를 해커가 해킹할 이유가 없어진다. 어떤 전문가는 블록체인이 인터넷이 인류의 삶을 바꾼 것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한다. 2020년에 200억개가 넘게 연결될 것이라는 IoT를 비롯해 자율주행자동차, 3D 인쇄시스템 등은 기기 간 통신에 의존하는데 해킹할 수 없는 완벽한 인증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블록체인 시스템이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잘 이용하면 턱밑까지 추격해온 중국과 앞선 기술을 갖고 있는 일본의 협공으로 ‘넛크래커 상황’에 빠진 한국의 다수 사양산업을 되살릴 수도 있다. 백색가전을 생각해보자. 한국은 백색가전 왕국이었다. 그런데 중국 기업에 시장을 빼앗기면서 백색가전이 사양산업으로 전락하고 있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 업계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IoT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사양산업 되살릴 기반기술

그러나 IoT는 이를 서비스산업으로 엮어낼 비즈니스 모델이 선행돼야 하는데 블록체인 인증시스템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블록체인은 백색가전을 IoT서비스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기술인 것이다. 작년 정보기술(IT) 컨설팅회사 가트너의 툴리 부사장은 “하드웨어 업체들이 IoT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냉장고를 공짜로 팔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IoT 기기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수집한 정보를 매각해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블록체인이 IoT 사업모델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 투자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올해 안에 2조4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블록체인 기술에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디지털 화폐 발행까지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토니아는 블록체인 기반 전자시민권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남미의 온두라스는 지난해부터 블록체인을 이용한 국가 토지대장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이를 안전한 주택담보대출, 계약, 광물권리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블록체인 기술개발에 손을 놓고 있다. 최근 선정된 9대 국가 전략 프로젝트에도 블록체인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내용은 전혀 없다.

다행스럽게도 블록체인에 관한 한 우리 기술 수준은 뒤떨어져 있지 않다. 블록체인은 시작 단계로, 글로벌 표준이 없어 다양한 기술이 혼재돼 쓰이고 있다.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예컨대 블록체인은 초당 몇 건밖에는 처리가 되지 않는다. IoT에 적용하거나 금융권 원장에 실제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초당 최소 수천 건에서 수십만 건의 거래를 처리해야 한다. 키가 두 개 있다고 해서 완벽하게 안전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 중 하나인 홍콩의 비트피넥스가 해킹당해 725억원에 상당하는 코인이 털렸다. 사건이 일어난 지 3주가 지났지만 아직도 어떻게 털렸는지 분석이 안 되는 상황이다.

비슷한 기술 수준, 선점 효과 내야

한국이 앞서 나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한 것이다. 올초 월드와이드웹 컨소시엄(W3C=Worldwide Web Consortium) 내에 블록체인 기술을 공개하고 표준화하기 위한 그룹이 한국팀에 의해 결성됐다. 이 커뮤니티 그룹은 블록체인의 기술적 표준에 대해 토론하는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몇 가지 중요한 기술적 사안을 주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영환 < W3C 블록체인CG 공동의장 / 건국대 기술경영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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