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신대에서 열린 '한일경제경영 국제학술대회' 개회식. / 최혁 기자
23일 한신대에서 열린 '한일경제경영 국제학술대회' 개회식. / 최혁 기자
[ 김봉구 기자 ] “한국과 일본 양국 공통의 문제는 저성장입니다. 양국이 나름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는 않고 있어요. 양국 연구자들이 함께 현상을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했으면 합니다.”

한일경상학회와 한국경제신문사 주관으로 23일 경기도 오산 한신대 6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한일경제경영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한 한일 양국 학자들은 저성장 문제를 함께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한광희 한일경상학회장(한신대 교수)은 개회사를 통해 “이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해 ‘저성장 시대의 한일 경제와 경영에 대한 과제와 전망’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고 말했다. 일본측 카사이 노부유키 동아시아경제경영학회장도 “양국 공통의 문제인 저성장 문제를 다루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 확보가 저성장 문제를 풀 실마리가 될 것으로 봤다.

한광희 회장은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경기가 안 좋아도 특화된 기술력을 확보하면 이겨낼 기초체력이 있다. 저성장을 먼저 겪은 일본 중소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경쟁력으로는 중국을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황이다. 대기업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적 기술경쟁력이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한국도 중소기업이 바뀌어야 경제의 밑바탕부터 바꿀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일 양국에서 번갈아 개최되는 한일경제경영 국제학술대회는 올해 31회째를 맞았다. 한일 관계가 정치·외교적 냉각기를 맞거나 역사문제가 불거져도 꾸준히 학술교류를 이어왔다.

축사를 맡은 강성영 한신대 총장 서리는 “30년 넘게 양국 경제학자들이 교류를 지속해온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양국 학자들이 저성장의 구조적 원인을 진단해 의미 있는 해결책을 내놓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종윤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전무도 “한일관계의 특수성에도 그동안 학술회의를 끊김 없이 열어온 점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라고 평하면서 “한일 양국이 ‘후발국 경제’의 성공적 성취 이후 맞닥뜨린 저성장인 만큼 서구와는 불황의 성격이 어떻게 다른지 규명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날 학술대회 본 행사에는 한일 양국 학자를 비롯해 중국, 베트남, 미얀마 등 각국 연구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1~3부로 나눠 진행되는 세션별로 자유논제와 공통논제의 논문 총 43편을 발표했다.

김병조 유현미(이상 한신대) 임천석(건국대) 이홍배 한기조(이상 동의대) 최종일(조선대) 배일현 김광희(이상 협성대) 김양태(성공회대) 강철구(배재대) 박성빈(아주대) 오태헌(경희사이버대) 이웅희(한양대) 박성호 정연호 이우형 이기동(이상 계명대) 김삼수(서울과학기술대) 이점순(중앙대) 정안기(서울대) 선재원(평택대) 양준호(인천대) 허철부(명지대) 최강식(부산대) 국중호(요코하마시립대) 요시모토 코지(경상대) 교수 등이 발표자로 나섰다.

논문 발표가 끝난 뒤 학회가 수여하는 ‘한일경제인대상’은 금속 절삭공구 전문업체인 한국닛켄㈜ 와카이 슈지 대표이사가 수상할 예정이다.

한국닛켄은 1987년 한일 합작회사로 설립돼 지난해 166억원의 매출과 31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와카이 대표는 제품의 질에 있어선 “이만하면 괜찮다”는 식의 타협이 절대 없었던 점을 성공 비결로 꼽았다.

오산=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사진=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